노인 자살율 OECD 3배…정부, 드라마 콘텐츠 활용 예방 교육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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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되자 정부가 ‘드라마’를 보며 노인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묘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드라마 컨텐츠를 활용한 노인자살예방 교육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전국 225개 정신건강증진센터와 경로당 등에 무료로 배포한다”고 9일 밝혔다.

복지부가 만든 노인 자살예방 영상의 소재는 지난해 방영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tVN 방영). 이 드라마는 이례적으로 탤런트 신구(81) 김영옥(80) 나문희(76) 김혜자(76) 주현(74) 윤여정(70) 박원숙(68) 등 고령 연기자를 캐스팅해 외로움, 질병, 경제적 곤란, 가정불화 등 노년층이 겪게 되는 어려움과 우정, 자녀 세대와의 갈등과 애정을 다뤄 높은 시청률과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에 드라마 인기를 활용해 노인자살예방 교육 콘텐츠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번에 제작된 콘텐츠에는 드라마 속 장면과 함께 주인공 ‘조희자’ 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혜자 씨와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씨가 노인의 외로움과 자살, 예방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토크 장면이 결합돼 있다. 이를 통해 노인의 자살동기와 징후, 노인우울증 예방법, 자살위험이 있는 노인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알기 쉽게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영상콘텐츠를 만든 이유는 국내 노인 자살률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국내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 당 58.6명(2015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자살률(26.5명)의 2배나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교육을 통해 노인 자살 징후를 널리 알리는 것이 자살을 막는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보통 자살을 생각하는 노인의 경우 △‘죽고 싶다’는 표현을 자주 하거나 △자녀들에게 ‘어머니(아버지) 잘 모셔라’며 당부를 자주 하거나 △자신의 소식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 등 특이한 행동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화를 피함 △이불 세탁, 가족을 위해 무언가 사놓기 등 생소한 주변 정리 등의 징후를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교육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한 서울보라매병원 이준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노인은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을 잘 드러내지 않고 노화현상이나 신체질병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많다. 노인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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