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환보유액 6년만에 3조달러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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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심리적 지지선 무너져… 환율방어에 춘제 수요도 겹쳐
자본유출 가속 한국 영향 촉각

중국 외환보유액의 심리적 지지선인 3조 달러(약 3420조 원) 선이 붕괴됐다.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한국과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올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2조9982억 달러”라며 “외환을 매도한 것이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7일 발표했다. 2011년 2월 말 2조9914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11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2014년 6월 3조9932억 달러와 비교하면 2년 8개월 만에 25%에 해당하는 약 1조 달러가 빠져나갔다.

중국 정부가 1월에도 환율 방어를 위해 적지 않은 외화를 풀었음을 뜻한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로 글로벌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위안화 약세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보유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속도를 늦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겹치면서 시중의 달러 수요도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금융계는 지난달 달러화 가치의 하락에 따라 중국의 외환 유출 압력도 완화됐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올해 초 달러당 6.9위안을 넘었던 위안화 고시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약세’ 발언 이후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7일 달러당 6.8604위안까지 내려왔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외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자본들이 중국 당국의 외환 통제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탈이 가속화할 경우 한국도 글로벌 자본 유출의 사정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약세로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 분쟁이 본격화돼 한국에 불똥이 튀면 미국 정부가 한국마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는 “당분간 시장의 불안정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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