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구글, 가짜뉴스 방지 노력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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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당시 ‘가짜 뉴스’ 사실상 방치해 비난 받은 페이스북과 구글,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에선 같은 실수 반복 안 한다”
주요 언론들과 손잡고 가짜 뉴스 걸러낼 검증 프로그램 마련
미국 주류 미디어를 ‘가짜 뉴스 양성소’라고 비난하던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쿠웨이트도 반이민 행정명령 실시’란 가짜 뉴스에 걸려들어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한 기자회견에서 “소셜미디어 시대에 어떤 팩트가 진실이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이 잘못된 선동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 구글 같은 소셜미디어 회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가짜 뉴스의 유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유권자의 판단을 흐르게 한 책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미국 대선에서의 오류와 한계를 올해 중요한 선거가 잇따라 치러지는 유럽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프랑스 독일 등의 주요 언론사들과 적극적인 공조를 하기로 했다고 USA투데이가 6일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허위 뉴스 차단을 위해 르몽드 AFP 등 8개의 프랑스 유력 언론사와 협력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언론사들은 4월 프랑스 대선과 관련해 페이스북의 허위뉴스 차단 툴을 통해 이용자들이 신고하는 뉴스 기사를 검증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의 페이스북 이용자는 2400만 명에 이른다. 페이스북은 9월 독일 연방 의회 선거에 대비해 독일 언론사들과도 비슷한 협력체를 지난달 발족시켰다.

구글은 17개 프랑스 유력 언론사들의 공동 프로젝트인 ‘크로스 체크’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짜 뉴스에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로스 체크는 AFP, 버즈피드뉴스, 프랑스TV, 리베라시옹 등 주요 언론사들이 프랑스 대선 관련 가짜뉴스를 체크하고 솎아내기 위해 만든 협력체. 이 ‘크로스 체크’에는 페이스북도 참여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구글은 독일 언론사들과도 비슷한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셜미디어 상의 가짜 뉴스 문제는 미국 대선에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악화시키고, 건전한 여론의 형성을 막는 심각한 사회 이슈로 부각됐다. 페이스북 사용자들 상당수가 가짜 뉴스의 제목(헤드라인)만 보고 그대로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고 구글은 ‘미국 대선 기간 많이 본 뉴스 모음’이란 카테고리 안에 가짜 뉴스를 포함시키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적극 지지한 뉴욕타임스(NYT) 같은 주류 미디어에 대해 ‘가짜 뉴스 (양성소)’라고 공격하곤 했다. 그러나 그런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쿠웨이트가 트럼프식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따라서 5개국 국적자에 대한 입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는 가짜 뉴스에 현혹됐다. 그는 이 허위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뒤 “(나를 따라 한 쿠웨이트는) 똑똑하다(Smart!)”고 칭찬하는 망신을 자초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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