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커지는 中변수… 유통-철강 업계 깊어지는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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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자국산업 보호 파상 공세


롯데그룹은 중국 선양(瀋陽)에 3조 원을 투자해 테마파크, 쇼핑몰, 호텔, 아파트를 짓는 ‘선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8년 문을 열고, 중국 사업의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심작이다.

하지만 최근 그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롯데그룹이 보유한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이 정해지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선양 프로젝트를 관할하는 중국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공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앞으로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은 롯데뿐만이 아니다. 사드 보복,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 및 육성책으로 인해 변수가 많아졌다.

○ 롯데 “中 사업 보수적으로 접근”

롯데는 최근 중국 베이징 인근 롯데슈퍼 3개 점포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뒤 현재 마트 99개, 슈퍼 16개를 운영 중이다. 매년 해외사업을 통틀어 영업적자가 1000억 원 이상에 달해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2015년에는 산둥(山東) 지역 점포 5개의 폐점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폐점도 구조조정의 일환이지만 사드 보복 등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이번 결정에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중국 사업이 과거에 비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다 보니 전보다 엄격하게 (사업성을) 판단해야겠다는 기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는 높아지고 있지만 철수는 아니다. 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해 소형 점포로의 교체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중국에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최근 10년간 10조 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장 중국 사업의 발을 뺄 수는 없다. 다만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中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 기조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각종 규제와 육성책을 쏟아내고 있다. 자국 분유 기업을 키우기 위해 ‘신제조분유법’을 만들어 기업당 판매 가능한 브랜드 수를 3개로 제한했다. 브랜드가 많은 유럽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한국 분유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은 중국의 생산량 조절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중국 철강 제품과의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바오산(寶山)강철과 우한(武漢)강철을 통합해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출범한 바오우(寶武)강철그룹은 조강생산량이 2015년 기준 6100만 t으로 세계 2위 철강사가 됐다. 중국은 2025년까지 철강산업 재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상위 10개 철강사가 전체 생산량의 60%가량을 차지하도록 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송재빈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중국은 경쟁력 없는 설비를 정리하고 수익성이 확보되면 연구개발을 강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 기자
#중국#사드#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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