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쓰레기 무단투기와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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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구주택에 쓰레기통 설치… 집주인이 종량제 봉투 담아 버려야

 쓰레기 상습 무단투기 지역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 대용량 쓰레기통이 비치된다. 구로구는 가리봉동 우마1길과 우마2길 주변 일부 다가구주택을 대상으로 이달까지 건물당 60L들이 일반 쓰레기통 1개와 20L들이 음식물 쓰레기통 1개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중국동포 밀집촌인 가리봉동 일대는 그동안 골목길 주변 등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 구로구에 따르면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건수는 2014년 1703건에서 지난해 2769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70∼80%는 가리봉동 일대에서 적발됐다. 구로구 관계자는 이날 “외국인 7400여 명이 살고 있는 가리봉동 일대는 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대부분 아무 데나 버리는 상황”이라면서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쓰레기통은 건물 내에 비치되며 관리는 건물주가 맡는다. 세입자가 쓰레기통에 생활쓰레기를 버리면 건물주가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한다. 종량제 봉투 비용은 임차 계약 요건에 포함시켜 세입자 각자가 나눠 부담한다. 이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세금에 포함시키는 중국의 관습을 일부 따른 것이다. 중국은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내놓으면 수거해 간다. 이 관계자는 “중국동포들이 종량제 봉투 사용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중국식 문화를 일부 빌려왔다”고 설명했다.

 구는 16일 무단투기 감량화 선포식을 열고 주민들을 상대로 전용 용기 사용법 등을 알려줄 예정이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동포 대표를 다문화 명예통장 및 환경정화위원으로 위촉하고 일부는 무단투기 단속반원으로 임명한다.

 구로구 측은 “배포한 쓰레기통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거나 무단투기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경우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용기도 회수할 계획”이라며 “우선 시범사업을 해본 뒤 무단투기가 줄어들었다고 판단되면 구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쓰레기#가리봉동#다가구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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