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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유럽 근대화 이끈 ‘개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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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유럽 근대화 이끈 ‘개인’의 역사

김상운 기자 입력 2016-11-19 03:00수정 2016-11-19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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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탄생/래리 시덴톱 지음/정명진 옮김/588쪽·2만5000원/부글북스
 최순실 게이트에서 국민이 분개하는 지점 중 하나는 ‘권력의 사유화’일 것이다. 공적인 국가 권력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걸 현대 민주사회는 용납할 수 없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행태를 봉건시대의 잔재라고 말하는 이유다. 사회적 책임을 지는 ‘나’와 원초적 욕망을 지닌 ‘나’를 구분하는 것도 결국 도덕적 양심을 갖고 스스로 성찰하는 개인이 있기에 가능하다.

 영국 정치철학자가 쓴 이 책은 유럽 근대화의 핵심 요소인 ‘개인’이 정치, 사회, 사상사에서 어떻게 등장했는지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죽은 수장을 위하여 수십 명을 순장한 고대 무덤이 시사하듯 사회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가치와 비중은 꾸준히 변천했다. 도덕적 신념을 갖춘 개인이 나타나면서 진정한 근대화 곧 세속적 자유주의가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개인이 역사의 중심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르네상스를 요인으로 꼽지만, 저자는 오히려 기독교 가치관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를 봉건주의와 동일시하고 르네상스를 근대화의 출발점으로 삼는 일반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견해다.

 근대의 자유주의 사고를 규정하는 대원칙은 이른바 ‘평등한 자유’인데, 15세기 경건주의 기독교가 강조한 ‘모든 영혼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메시지가 이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교회의 권위는 종국적으로 공의회로 대표되는 신자들에게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의 가치를 재발견해 인간의 개성을 추구한 것이지 개인의 발명을 낳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역사학적 개념으로서 르네상스는 대단히 부풀려져 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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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개인의 탄생#래리 시덴톱#최순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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