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짐싸는 글로벌 금융 자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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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투자銀 바클레이스 철수 결정… 증시에선 최장 34일 연속 순매도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 구상 차질

아시아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영국의 대표적 금융회사 바클레이스가 39년 만에 한국에서 철수한다.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한국을 떠나면서 동북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들이 34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며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갈아 치웠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서울지점은 고명섭 주식영업 대표 명의로 “본사 지침에 따라 한국 지점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을 고객에게 발송했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클레이스가 비용 감축을 위해 한국과 대만, 인도 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직원 60여 명이 근무하는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서울지점은 일부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등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1977년 한국에 진출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2973억 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아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33일)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일부터 34거래일 연속 순매도(6일 시간외 대량매매로 순매수한 것 제외)가 이어진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6조901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핫머니’의 이탈을 최장기 외국인 순매도의 원인으로 분석한다. 저유가로 돈줄이 마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오일머니’, 경제 상황이 나빠진 중국계와 선진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제금융협회(IIF)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900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건혁 gun@donga.com·주애진 기자
#바클레이스#동북아 금융허브#금융#한국시장#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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