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카페]상위 1%가 되려면 99%의 노력을 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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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실용서 ‘만약 당신이 1%의 삶을 생각해 본 적 있다면’

책은 많이 팔리는데 호평 못지않게 악평도 많고, 좋다는 입소문은 많지 않는데 어느새 판매는 늘어 주요 인터넷 서점의 판매 순위 상위에 있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중국 작가 양치한(楊奇函)의 ‘만약 당신이 1%의 삶을 생각해 본 적 있다면(如果니想過 1%的生活·사진)’이 요즘 그런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책 중 하나다.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젊은층의 취업난도 만만치 않은 중국에서 자신을 추스르고 힘을 얻고자 책을 집어 드는 독자들, 이른바 ‘영혼의 닭고기 수프’와 같은 책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의 삶’도 유사한 책으로 분류된다.

한 독자는 “책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으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 해답을 스스로 알고 있다. 다만 자신이 부족한 점 등을 회피하거나 외면하려고 할 뿐이다. ‘1%의 삶’은 자신의 결점 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1%가 되려고 하는 것을 지적하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더이상 ‘닭고기 수프’류의 책은 볼 필요도 없다”고 극찬한다.

반면 반론의 강도도 세다. 우선 ‘닭고기 수프’류처럼 ‘공자님 말씀’ 같은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 문제 해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일반적 비판이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너무나 적나라한 사례들을 드러내 거부감이 들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첫 장에서 던진 ‘50위안(약 900원)이 아무리 보기 좋아도, 사람들은 100위안을 더 좋아한다’는 말을 보자.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 등 종합적인 경쟁력은 키우지 않으면서 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면 좋다며 이런저런 모임에 가입하고, 여러 사람과 명함을 주고받고 하는 사람을 통박하는 말이다. 그래 봐야 ‘50위안’이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기를 외면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특유의 ‘원뿔 반지름론’이 등장한다. 자신이 다른 분야에서 상위 클래스에 위치한 사람과 사귈 수 있는 거리는 자기 분야에서 위치한 원뿔 높이의 반지름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즉, 스스로가 원뿔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다른 원뿔의 상위에 있는 사람과의 거리는 가까워질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는 불공평하다. 하지만 매우 합리적이다’고 하면서 하는 말은 어떤가. “당신이 친진난만하거나 선량해서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과오나 죄악을 포용해 주는 줄 아는가. 천만에, 당신이 뭔가 다른 사람보다 비범하거나 출중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담을 믿지 말라’에선 세상을 삐딱하게 보기도 한다. 한 여성이 세계 여행기를 책으로 낸 뒤 유명 대학에 임용된 것을 보고 다른 여성이 따라했더니 책을 내주는 출판사도 찾기 어려웠다. 알고 보니 대학에 임용된 여성은 책이 멋져서가 아니라 사실은 부모가 고관이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상당수 성공담이 실제 성공에 큰 역할을 한 배경이나 출신 등을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꼴등’을 하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1등을 하는 친구의 권유로 함께 수업을 빼먹고 나가 놀다 선생님께 들켰는데, 꼴등 학생은 “품행이 안 좋아 친구도 망친다”는 야단을 듣는다. 반면 1등 학생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성격이 쾌활해서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 저자는 이를 ‘실력이 왕도’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었다.

저자의 메시지는 “사회의 상위 1%에 해당되는 생활을 하려면 99%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지만 적나라한 사례와 비유들이 독자를 끌기도 하고 거부감도 들게 하는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중국판 ‘실용적인 닭고기 수프’라고나 할까.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노력#상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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