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안전재단 만들어 15년간 22만명 교육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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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랜드 참사 유족 고석 씨, 안전문화대상 국민포장

16년 전 고석 씨(52·사진)는 불의의 사고로 여섯 살 된 딸 쌍둥이를 잃었다. 쌍둥이의 생일을 이틀 앞두고 발생한 일이었다. 쌍둥이는 친구 20명과 함께 하늘나라로 갔다. 바로 1999년 7월 1일 발생한 경기 화성시 씨랜드연수원 화재 참사 때였다.

딸들을 잃은 고 씨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뒀다. 그리고 유족들이 함께 모은 1억5000만 원으로 2000년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세웠다. 더이상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이 땅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은 어린이안전교육관을 세우고 체험식 안전교육을 쉼 없이 실시했다. 전국을 돌며 ‘찾아가는 안전교육’도 진행했다. 지금까지 22만5248명이 교육을 받았다. 2005년부터는 교통안전공단과 카시트 무상대여·보급사업을 펼쳐 3만4100가정이 혜택을 받았다.

아픔을 딛고 어린이 안전교육에 매달린 지 15년,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인 고 씨는 안전 분야의 최고 영예인 안전문화대상 국민포장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고 이야기가 나오면 아직도 유족들이 힘들어한다”며 인터뷰를 사양하던 고 씨는 26일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15년 넘게 비영리재단을 꾸리느라 직원들 고생이 많았다”며 “그동안 도움을 준 모든 분께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민간 차원의 트라우마센터 건립 등을 추진 중이다.

국민안전처 등이 주최한 ‘2015 안전문화대상’에서 유공자 42명과 우수사례 12개가 선정됐다. 고 씨와 함께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된 최형철 안전보건공단 이사는 각종 단체와 안전문화 협력을 강화한 공로가 인정됐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안전공학 분야의 체계를 개선한 공로로 근정포장을 받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씨랜드 참사#어린이안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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