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변인 “반기문 총장 방북 논의중” 공식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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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총장 “두고 봐야죠, 잘되겠죠”
일정 확정 안돼… 방북 성과에 부담

“두고 봐야죠. 잘되겠지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18일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2차 유엔 물과 재난에 관한 특별회의’ 리셉션에서 “방북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 과정이 쉽지 않은 것 같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짧게 대답했다. 반 총장이 방북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그는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미안하다. 다음에 보자”라며 다른 일정을 위해 떠났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반 총장의 북한 방문) 논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라며 “반 총장은 한반도 내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포함한 건설적인 노력을 기꺼이 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고 말했다. 유엔이 반 총장의 방북 추진이 사실임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반 총장과 직접 만난 인사들에 따르면 반 총장의 구체적 방북 일정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고 반 총장은 이번 방북에 ‘한국인 사무총장’으로서의 사명감과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한 인사는 “‘두고 봐야죠. 잘되겠지요’라는 두 마디에 반 총장의 걱정과 기대가 압축돼 있다”며 “반 총장은 방북이 최종 조율 과정에서 무산되거나 성사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못 낼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인사도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1993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이 다녀온 평양을 ‘한국인 사무총장’이 방문하지 못하면 반 총장이나 남북한, 유엔 모두에 큰 손실이란 점을 반 총장이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유엔#반기문#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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