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윌킨슨 “전북과 합의 있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5시 45분


전북 윌킨슨. 스포츠동아DB
전북 윌킨슨. 스포츠동아DB
“K리그 2연패, 자랑스러운 경력으로”
21일 성남전 끝으로 ‘아름다운 이별’


호주국가대표 중앙수비수 알렉스 윌킨슨(31·사진)은 전북현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연패 주역이다. 2012년 7월 전북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까지 85경기에 출전해 2골·2도움을 올리며 지난해에 이어 소속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아름다운 결별을 택했다. 19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윌킨슨은 “일방적 결정은 아니다. 합의가 있었다”는 말로 불편한 결정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어쩌면 ‘마지막 인터뷰’가 될 수 있었음에도 그는 “다시 만나자”는 말로 또 다른 출발선에 있음을 알렸다. 21일 성남FC와의 홈경기는 그가 전북 팬들과 이별하는 시간이다.

-전북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곳에서 대단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3년 반 동안 좋은 축구를 하며 스스로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나와 가족 모두가 행복했다. 전북은 내 가슴을 울린 팀이었다.”

-최강희 감독의 신뢰도 컸다.

“정말 훌륭한 감독이다. 커리어도 출중하고, 특히 나를 이곳으로 불러준 분이다. 내게 기회를 충분히 줬고, 능력을 펼칠 수 있었다. 국가대표 발탁, 월드컵 출전의 꿈도 이곳에서 이뤘다. 영원히 잊을 수 없다.”

2002년부터 호주 A리그를 누빈 윌킨슨은 센트럴코스트에서 뛰던 2011년 전반기를 장쑤 쑤엔티(중국)에서 임대선수로 지냈을 뿐이라, 전북 입단이 사실상 첫 해외 진출이었다. 선택은 훌륭했다. 2013시즌부터 꾸준히 20경기 이상 출전하며 호주국가대표로 발탁돼 2014브라질월드컵에도 나섰다. 올해 초 조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무대도 밟았다.

-전북에서 얻은 소득이 있다면.

“2차례나 K리그를 제패한 건 환상적 업적이다. 어디서든 쉽지 않은 경험이다. 내 경력에 있어서도 아주 자랑스럽다. 특히 녹색 물결로 가득 찬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엄청난 분위기와 열기는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난 이곳에서 충분한 믿음을 받았다.”

-그런데도 이별을 택했다.

“나만의 전적인 의지는 아니었다. 서로간의 합의가 있었다. 내게도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비록 이곳을 떠나지만 꾸준히 전북 소식을 접하며 소중한 추억을 기억할 것이다.”

-전북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번번이 놓친 게 가장 슬픈 기억이다. 특히 올 시즌 대회 8강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에 패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우리 모두가 아시아 정상을 염원했다. 개인적 아픔은 딱히 없다.”

-이곳에 처음 올 때 어떤 목표를 세웠고, 얼마나 이뤘나.


“솔직히 단지 많은 경기를 뛰고 싶었다. 그냥 전북이 우승권 팀이라는 정보만 알고 왔다. 그러다 지난 시즌 우승했는데, 이는 내 프로인생 첫 타이틀이다. 전북이 항상 승승장구하길 바란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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