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팬들이 받아들여야 진정한 용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5시 45분


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 장성우에 대한 조범현 감독의 진심

2010년 여름 KIA 사령탑이었던 조범현(사진) 감독은 주장 김상훈을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 “김진우가 많이 반성하며 열심히 몸을 만들어왔다고 한다. 다시 팀에 받아줄 것인지는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훈은 이종범, 유동훈, 서재응 등의 베테랑들, 다른 선수들과 의논해 팀원으로 다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조 감독은 “지난 일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다 잊자”며 김진우를 다시 품었다.

전북 익산의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kt의 마무리훈련을 이끌고 있는 조 감독은 10일 불미스러운 일로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포수 장성우에 대해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조 감독은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 대상은 감독이 아니다. 야구팬들과 팀 동료들이다. 내년 시즌 50경기를 치렀다고 해서 곧장 장성우를 1군에 불러 경기에 내보낼 생각은 없다. 그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생활했는지, 그리고 팬들과 팀 동료들이 어떻게 그 모습을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성우가 동료 선수들과 지도자, 다른 관계자들까지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내용을 그의 옛 여자친구가 SNS에 올리면서 장성우는 KBO와 구단의 징계를 받았다.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스스로 참회의 글을 올리고 구단에 사죄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구단의 50경기 출장정지 징계에 대한 의견도 ‘무겁다’와 ‘가볍다’로 엇갈린다. 김진훈 kt 단장은 “팀이 전력적 측면을 고려해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로 끝내려고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마음에 아프다. 전력적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25세 청년이기 때문에 반성의 기회를 딱 한번만 주자는 취지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1루수와 외야수로 변신을 시도했던 김동명에게 다시 포수 마스크를 씌우고 훈련하도록 했다. 장타력이 있는 윤요섭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송구 능력을 가다듬고 있다. 징계는 50경기지만 장성우의 자리는 없는 실정이다. 장성우가 진정으로 팬들과 팀 동료들, 고초를 겪은 여러 관계자들에게 속죄하고 용서를 받아야만 살 길도 열릴 수 있다.

익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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