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지자체 1위에 포항,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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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때 눈 치워주고 문제 원스톱 해결
대한상의, 투자환경등급 공개
전담공무원 배치해 애로사항 상담… 기업단지내 순환버스 노선 신설도
외국기업 친화성 부문은 천안1위

경북 포항시의 외국인 부품소재전용단지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눈이 많이 내린 날 새벽이면 낯선 장면을 목격했다. 시청 공무원들이 새벽같이 나와 공장으로 들어가는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었던 것이다. 2013년 초 폭설이 내렸을 때는 공장 진입로가 완전히 막힌 탓에 원자재 수입이 늦어져 납기를 못 맞췄던 A 씨는 “공무원들이 정말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포항시 공무원들에게 눈은 낭만이 아니다. 눈발이 굵어지면 어김없이 “오전 6시까지 모이라”는 비상령이 떨어진다. 전 직원에게는 부품소재전용단지 안에서 눈을 치워야 하는 구역이 정해져 있다.

포항이 전국적으로 외국인 투자기업의 기업 체감도가 가장 좋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전국 외국인투자환경 지도’를 공개했다. 1578개 외투기업이 평가한 87개 기초지자체 행정에 대한 ‘기업 체감도’와 지자체 228곳(기초지자체 226곳+광역지자체인 제주, 세종)의 조례에 대한 ‘외투기업 친화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대한상의가 지역별 외국인투자 매력도를 조사해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은 기업 체감도(지자체 행정에 대한 만족도) 부문에서 1위였다. 기업 체감도는 전국 지자체 228곳 중 외투기업이 10개 이하인 141곳은 평가하지 않았다. 평가는 △규제 합리성 △행정 시스템 △행정 행태 △공무원 태도 △규제 개선 의지 △외투기업 차별 등 6개 분야로 이뤄졌다. 대한상의는 1위 지역 외에는 순위를 공개하지 않고 해당 지자체를 5등급으로 나눠 발표했다. S등급(상위 5%) 지자체는 포항시와 경북 영천시, 전남 광양시, 전북 군산시였다. 포항은 외투기업마다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한 달에 한 번씩 상담을 나간다. 애로사항이 접수되면 기술 금융 인력 판매 투자 컨설팅 등 6개 분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애로상담관에게 바로 연결해준다.

외투기업에 대한 친화성(외국인투자에 유리한 환경 조성) 부문에서는 1위인 충남 천안시와 경남 창원시, 경북 구미시, 대구 달성군, 서울 강남구 등 11곳이 S등급을 받았다. 천안은 연 2회 무역사절단을 파견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근 3년간 3억5000만 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했다. 구미에서 무역업을 하는 일본인 B 씨는 “시청에 ‘외투단지와 버스 정류장이 멀어 출퇴근이 불편하다’고 했더니 단지 내 순환버스 노선을 개설해 줬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사 결과를 10일부터 전국규제지도 홈페이지(bizmap.korcham.net)에 공개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외국기업#투자#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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