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 내세운 靑참모들, TK-서울 강남권 입성 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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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물갈이론’ 술렁이는 與]
전략공천 논란속 ‘박근혜 사람들’ 어디서 뛰고 있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략공천’ 논란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박근혜 사람들’과 기존 지역구 의원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해당 지역은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 ‘박근혜 브랜드’의 위력

여권발 전략공천 논란의 주무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과 강세지역인 서울 강남권이다. 특히 TK 현역 의원들은 ‘박심(朴心)’ 논란 속에 인위적인 ‘물갈이’ 대상이 되진 않을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박근혜 브랜드’가 갖는 위력 때문이다. ‘박근혜 사람’이라는 꼬리표는 선거판을 뒤흔들 만큼 위력적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4월 경북 경주 재선거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무소속이었던 친박(친박근혜)계 정수성 후보는 5개월 전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와 찍은 기념사진 한 장으로 선거에서 이겼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지원한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는 외면당했다.

○ TK ‘박 대통령 vs 유승민 사람’ 구도


TK의 사정은 복잡하다. 박 대통령의 참모들과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측근들 간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올 초 청와대를 떠난 윤두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최근 대구 서구 출마로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김상훈 의원의 지역구다. 김종필 전 대통령법무비서관도 고향인 대구 북갑에 출마할 채비를 마쳤다. 이 지역 현역은 청와대와 맞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지킴이를 자처했던 권은희 의원이다.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이곳에 출사표를 냈다.

정종섭 장관도 당초 고향인 경주 출마설이 돌았으나 최근 대구로 정리된 분위기다. 유 전 원내대표 지역구와 이웃한 류성걸 의원 지역구(대구 동갑)가 거론된다.

청와대는 ‘더이상 청와대 차출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본격적인 공천 국면이 되면 추가 차출이 있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투입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 강남 등 ‘텃밭’ 노리는 친박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서울 서초갑에 출사표를 냈다. 서초갑은 조 전 수석이 학창시절(세화여고)을 보낸
곳이다. 이 지역의 현역인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최근 연락 사무실도 내고 활동 중이다.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분구가 예상되는 인천 연수(송도국제도시)에서 표밭을 갈고 있다. 모교인 인천 송도고 동창들과 지역 원로를 두루 만나
출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민 전 대변인은 청와대에 입성할 때부터 출마 의지가 있었던 데다 지난달 총선에 출마할 청와대 참모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고위 인사로부터 “출마를 준비하라”는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인천 남동갑 출마설도 나왔다. 그러나 민
전 대변인은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 마음은 연수로 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민 전 대변인과 함께 사표를 낸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은 세종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곳은 그의 고향인 충남 연기군 장기면이 편입된 지역이다. 박 전 차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진행형인 도시여서 지역민들이 청와대와 소통할 수 있는 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국회 대변인인 최형두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경기 의왕-과천 출마를 검토 중이다.

여권 일각에선 박근혜 사람들이 여권의 강세 지역만 노리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정부에서 장관, 수석을 한 이들은 경쟁력이 있는데, 야당 현역 지역구에 도전해 한 석이라도 더 얻어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 기자
#참모#박근혜#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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