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없는 고용’ 떠안은 한국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기는 한국경제, 뛰는 선진경제]
임직원 증가율 5년간 28%로 최고… 삼성전자, 매출 줄어도 채용 늘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은 2009년 139조 원에서 2013년 228조7000억 원으로 64.5%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 회사 임직원 수는 8만5085명에서 9만5794명으로 1만709명(12.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206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조5000억 원(9.8%)이나 줄었지만 임직원 수는 9만9382명으로 3588명(3.7%) 더 늘어났다. 국내 대기업들이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채용 인원을 크게 줄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한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등 5개국의 시가총액 50위 기업들을 비교한 결과에서 한국 기업들의 2009년 대비 2014년 평균 임직원 수 증가율이 28.0%로 가장 높게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2010년 GS마트 인수 등을 통해 2009년 9081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에는 2만7880명으로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5만5984명→6만4956명)와 LG디스플레이(2만3854명→3만2434명) 등도 8500∼9000명이나 임직원 수를 늘렸다.

문제는 국가 전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기업별 이익률도 급감하는 가운데 몸집만 커졌다는 데 있다. 2010년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었던 일본 도요타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끝에 최근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고 세계 1위 완성차업체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우조선해양의 최근 위기도 결국은 인력을 줄이지 못하니까 이들에게 할 일을 주기 위해 저가 수주를 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과다 선적을 한 배는 오래 항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매출#채용#기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