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쿠바 두번 잡은 ‘베이징의 추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4일 05시 45분


한국은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상대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한국은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쿠바를 만나 3-2로 승리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결승전 7회 3-1로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때린 이용규(뒤)가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은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상대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한국은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쿠바를 만나 3-2로 승리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결승전 7회 3-1로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때린 이용규(뒤)가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야구대표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
결승전 9회 정대현, 구리엘 병살 처리 명장면

‘아마추어 최강’, 쿠바야구대표팀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한국과 쿠바가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무대인 ‘2015 서울 슈퍼시리즈’로 만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 이후 7년만이다.

한국은 2008년 당시에도 올림픽 전에 쿠바와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스파링 파트너’로 서로를 선택하게 됐다. 2008년 8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첫 평가전에선 쿠바가 6-2로 승리했다. 8회 연속타자홈런을 허용하는 등 불펜 불안으로 패배한 한국은 이튿날 2차 평가전에선 장단 17안타를 터트리며 15-3의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당시 1·2차전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던 쿠바대표팀에 대해 ‘전력 노출을 꺼린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뒤따랐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마지막으로 거행된 2008년 베이징대회 예선은 8개국 풀리그로 진행됐다. 쿠바와는 5연승으로 4강 진출이 확정된 뒤 6번째 경기에서 만났다. 보스턴 마이너리거 시절 쿠바대표팀과 스프링캠프에서 상대한 적이 있던 송승준이 선발로 나섰다. 송승준이 2회 집중타를 맞고 3실점했지만 4회 2사 만루서 5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양 팀 모두 첫 만남에선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2번째 만남은 금메달이 걸린 결승이었다. 이미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던 한국으로선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9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1회초 이승엽의 선제 2점홈런으로 앞서갔지만, 쿠바도 곧바로 마이클 엔리케스의 솔로홈런으로 따라붙었다. 양 팀은 7회 1점씩을 냈고, 한국이 3-2로 앞선 가운데 9회말에 접어들었다. 선두타자 엑토르 올리베라가 좌전안타로 나간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호투하던 선발 류현진이 푸에르토리코 출신 주심의 다소 편파적인 스트라이크 판정에 고전하며 연속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결국 포수 강민호가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고, 한국은 투수와 포수를 정대현과 진갑용으로 교체했다.

마지막 투수 정대현은 흔들림이 없었다. 쿠바 최고 타자인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2개를 연달아 꽂은 뒤 3구째에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박진만∼2루수 고영민∼1루수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6∼4∼3’ 병살타로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꺾고, 야구 역사상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명장면이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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