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배추-무 풍년… 2015년 김장값 적게 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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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 가보니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도착한 트럭에 싱싱한 무가 가득 실려 있다. 올해 김장 비용은 평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도착한 트럭에 싱싱한 무가 가득 실려 있다. 올해 김장 비용은 평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보세요, 이렇게 큰 배추가 값이 작년보다 더 싸요. 한 망 가져가세요.”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손님들을 끄느라 분주한 상인과 행인들 사이로 오토바이에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실은 배달원들이 곡예하듯 분주히 오갔다. 이날 질 좋은 강원도산 배추는 한 망(3개·10kg)에 6000원 선. 배추와 함께 김장 필수 채소인 싱싱한 무는 10kg 기준 한 박스에 1만1000원 정도에 팔렸다. 올해는 특히 배추 농사가 잘돼 상점 한쪽에 쌓여 있는 배추 한 포기가 사람 머리보다 컸다. 1985년 서울 송파구에 개장한 가락시장은 54만3451m²의 용지에 매일 7300여 t, 104억 여 원어치의 물량이 거래되는 국내 최대 농산물 시장이다. 하루 이용 인원만 13만 명에 달한다.

올 들어 장바구니 물가가 적지 않게 올랐지만 김장 비용은 다행히 평년보다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 김장 비용을 좌우하는 배추와 무가 평년에 비해 값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배추 20포기는 4만5940원으로 지난해보다 2만 원 이상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일 기준 4인 가족의 김장 비용은 21만278원으로 평년(2010∼2014년)보다 2만4358원 저렴하다. aT에서는 매일 오전 서울 및 전국 주요 전통시장과 대형 마트 40곳에서 가격 동향을 조사해 농수산유통정보시스템에 올린다. 김장 비용은 김치를 담글 때 쓰이는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굴, 새우젓 등 총 13개 품목의 비용을 합산해 계산한 것이다.

올해 김장 비용이 평년보다 저렴한 것은 가뭄에도 불구하고 배추와 무의 작황이 좋아 가격이 대폭 떨어졌기 때문. 배추는 주로 강원 평창, 강릉 등이 주산지다. 현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볼 수 있는 배추와 무는 대부분 강원도에서 온 것이다. 강원도 지역은 올 초 가물 것으로 예측됐으나 비가 알맞게 내려 작황이 좋았다. 가뭄 피해가 컸던 충남 지역은 11월 말 정도부터 배추와 무가 출하된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만 놓고 보면 배추와 무는 강원도산이 46%, 전라남도가 36%, 충청도, 경상도, 경기도 지역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aT 서울경기지역본부 김영백 과장은 “일반적으로 배추, 무의 값이 안정되면 소비심리가 안정돼 다른 채솟값도 덩달아 안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김장 비용은 평년에 비해 다소 저렴한 가격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장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이려면 배추와 무는 대형 마트에서, 마늘 고춧가루 쪽파 소금 등 나머지 김장 재료는 전통시장에서 사는 게 좋다. aT 관계자는 “대형 마트의 경우 배추와 무를 미끼 상품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 다소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농협은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5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배추, 무, 고춧가루 등을 10∼30% 할인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상욱 농협경제 대표는 “김장 채소의 가격 안정은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수급 안정 대책을 철저히 준비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장 관련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홈플러스도 “김장 채소를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배추#무#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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