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40대 흙수저’ 루비오 급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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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이민자 가정서 어렵게 성장… 부모는 바텐더-가정부로 일해
TV토론서 젭 부시에 카운터펀치, 지지율 10% 돌파… 3위로 도약

미국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서 ‘40대 기수론’의 대표주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4·사진)이 급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벤 카슨이 여전히 지지율 ‘빅2’를 형성하고 있지만 막말과 빈곤한 콘텐츠로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루비오에게서 ‘제3의 길’을 찾고 있는 것.

루비오는 지난달 28일 공화당 3차 TV 토론에서 트럼프, 카슨이 부진한 틈을 타 탁월한 토론 실력을 보여주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 ‘정치적 스승’ 격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로 자신을 비판하자 “대선에 나선 것이지 부시와 싸우려고 나온 게 아니다”라며 카운터펀치를 날려 “부시의 대안은 루비오”라는 여론 조성에 성공했다.

3차 토론 후 지난달 31일 발표된 IBD/TIPP 공동 여론조사에서 루비오는 11%를 얻어 처음으로 10%대를 넘으며 트럼프(28%), 카슨(2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올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방해하려던 엘리엇 펀드의 창업주 폴 싱어는 최근 기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경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후보는 루비오”라고 밝혔다.

공화당이 루비오에게 주목하는 것은 그가 폴 라이언 신임 하원의장과 더불어 공화당 내 ‘젊은 리더’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가정환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 이민자 출신인 어머니는 가정부, 아버지는 바텐더로 일하며 루비오를 마이애미대 로스쿨까지 보냈다. 그런 루비오는 일찍 정치에 뜻을 둬 플로리다 주 의회에서 시작해 주 하원의장을 거쳐 연방 상원의원까지 차지했다. ‘흙수저(경제·사회적으로 낮은 계층)’ 출신으로 일종의 ‘백인 오바마’ 이미지를 갖춘 것이다.

여기에 쿠바 이민자 출신이라 공화당이 취약한 히스패닉 표 흡수력도 있다.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는 내년 미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중간선거 당시 2130만 명이던 히스패닉 유권자는 2014년 말엔 2520만 명으로 4년 새 390만 명이 증가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국#공화당#미국 대선#마코 루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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