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소환사컵 되찾아온 SK텔레콤T1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일 05시 45분


SK텔레콤T1이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5시즌 롤드컵 결승에서 쿠타이거즈를 3-1로 꺾고 정상에 오르며 사상 최초로 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속에서 SK텔레콤T1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SK텔레콤T1이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5시즌 롤드컵 결승에서 쿠타이거즈를 3-1로 꺾고 정상에 오르며 사상 최초로 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속에서 SK텔레콤T1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롤드컵 사상 첫 2회 우승 금자탑

한국팀끼리 결승…쿠타이거즈 꺾고 정상
페이커 등 한국 게이머에 유럽팬들 열광

유럽 팬들이 한국 스포츠스타 경기를 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유럽 리그에 진출한 한국 축구선수 얘기가 아니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 한국 e스포츠 프로게임단 소속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10월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선 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종목으로 한 ‘2015시즌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유럽 각지는 물론 북미와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모여든 1만2000명의 팬들이 한국 프로게임단 간 펼쳐진 경기에 열광했다. 결과는 강력한 우승후보 SK텔레콤T1이 다크호스 쿠타이거즈를 3-1로 누르고 소환사컵에 입을 맞췄다.

● 유럽 팬들 한국 선수에 열광

이날 이른 아침부터 경기장 앞에는 관중들이 길게 줄을 섰다. 팬들의 손에는 결승에서 맞붙는 양 팀 선수들의 아이디와 이름이 적힌 응원도구가 들려있었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선수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경기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세계적 명성의 SK텔레콤T1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고, 상대적으로 약한 쿠타이거즈를 단체로 연호하며 응원하는 장관도 연출했다. SK텔레콤T1의 팬이라는 크라우제(21·베를린)는 “베를린에서 결승이 열려 너무 좋다”며 “특히 페이커(이상혁) 선수 팬인데 직접 볼 기회가 생겨 친구들과 함께 일치감치 표를 예약하고 왔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화끈한 경기력과 퍼포먼스로 팬들의 열광에 답했다. 현지 팬이 많은 이상혁의 경우 등장할 때 구르는 포즈를 취하고 브로콜리를 먹는 우승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관중의 함성을 유도했다. 특별한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미국인 영어방송 진행자 몬테 크리스토퍼는 한국문화원을 통해 긴급 공수한 한복을 차려 입고 중계를 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BBC와 르몽드 등 유럽 유력언론을 포함해 전 세계 100여개 매체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 새로운 운영방식 합격점

이번 결승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대회 운영 방식이다. 롤드컵은 그동안 다양한 실험적 변화를 거듭해왔다. 리그 방식 개편은 물론 개최도시 선정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결승의 경우 개최장소가 매년 이슈로 떠올랐다. 2013년에는 미국 프로농구(NBA)팀 LA레이커스와 아이스하키팀 킹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결승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4만명의 팬을 불러 모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독일의 아이스베렌 베를린 아이스하키 팀과 알바 베를린 농구팀 홈구장인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중앙무대를 꾸려 몰입도를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들이 위치한 무대 위에는 경기장 어느 쪽에서도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 4개를 설치했다.

● 한국 다시 한번 최강 입증

한국은 이번 롤드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차지하며 다시 한번 세계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사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우려를 낳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 결과 이러한 위기감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특히 SK텔레콤T1은 2013년에 이어 또 다시 우승을 거두며 사상 최초 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롤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던 한도 남김없이 풀었다. SK텔레콤T1은 이제 사상 최초 2연패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이상혁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좋지 않은 성적을 내고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는데 그때 최강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더 노력해서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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