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교육열정이 무기… 여러분을 몰아댄 부모님께 감사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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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글캠퍼스’ 벤처인 찾은 에릭 슈밋 회장

벤처 기업인들과 “찰칵”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구글캠퍼스에서 방한 대담회를 가진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앞줄 가운데)이 셀카봉을 이용해 청중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셀카봉에 달린 스마트폰은 구글이 LG전자와 함께 개발해 최근 선보인 넥서스5X다. 구글코리아 제공
벤처 기업인들과 “찰칵”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구글캠퍼스에서 방한 대담회를 가진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앞줄 가운데)이 셀카봉을 이용해 청중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셀카봉에 달린 스마트폰은 구글이 LG전자와 함께 개발해 최근 선보인 넥서스5X다. 구글코리아 제공
“한국은 교육에 대한 열망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엄마들이 여러분을 몰아댄(push)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수장의 뜻밖의 말에 청중이 웃음을 터뜨렸다. 29일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회장(60)을 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구글캠퍼스에 스타트업 관계자 수백 명이 몰렸다. 슈밋 회장은 한국에 대해 ‘교육열과 최선을 다하는 정신으로 산업 성장을 이룩한 나라’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연결성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시대의 ‘그 다음’을 보여줄 수 있는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날 슈밋 회장은 구글캠퍼스와 미국 3대 벤처 육성 전문기업인 500스타트업이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개최한 스타트업 토크 행사 ‘커넥트(Connect)’에 나와 ‘스타트업: 글로벌’을 주제로 이혜민 핀다 대표(전 눔코리아 대표)와 대담을 가졌다.

2001년 구글에 합류한 결정에 대해 슈밋 회장은 “당시 나는 이미 노벨이라는 훌륭한 회사를 이끌고 있었지만 20대인 세르게이 브린(구글 공동창업자)을 만나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겸허해짐을 느꼈다”며 “그때 그와 함께 무슨 일이든 같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3단어로 요약해 달라고 하자 “인생은 짧다(Life is short)”와 “지금 당장 하라(Do it now)”를 꼽기도 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성공한 서비스는 국경 밖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 멈추지 말고 세계를 바라보고 자라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 스타트업 업계와 실리콘밸리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정부 주도 스타트업 환경 조성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정부가 리스크를 무릅쓰고 충분히 모험을 하지 않으려고 할까 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이 충분히 실험하고 충분히 실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현재 구글은 의학과 차량 운전, 영상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머신러닝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고 이를 미래 예측이나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슈밋 회장은 이날 ‘향후 5년간 구글을 이끌어갈 프로젝트’로 머신러닝을 꼽았다. 그는 “셀 수 없는 X선 결과물과 의학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컴퓨터는 인간을 인간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목격한 아이템 중 가장 재밌고 잠재력 있는 것은 무엇이었냐는 청중의 질문에 슈밋 회장은 “우리는 ‘그 다음 것(next one)’이 무엇일지 절대 알 수 없다”며 “우버에 투자했을 당시 ‘음, 괜찮은 아이디어군’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버가 바로 ‘그 다음 것’이 됐다”고 답했다. 또 “우버는 스마트폰과 구글 맵이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며 “여러분은 구글과 애플과 우버 위에 올라서서 새로운 ‘다음’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구글캠퍼스#구글#에릭슈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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