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소변 관찰 위해 ‘고개 숙인 男’이 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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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오진규 교수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오진규 교수
남성들은 ‘남자다움’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비뇨기과 전문의가 ‘고개 숙인 남자가 되자’고 제안한다면 의아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루에 6, 7회만 고개를 숙인다면 건강에 관한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배뇨’라는 짧은 과정을 통해서다.

우선 소변의 색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뿌옇고 탁하다면 방광염과 같은 요로계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변 색이 붉은 경우는 피가 섞인 혈뇨의 가능성이 제일 높지만 다른 원인도 있다. 과도한 운동이나 요로계 손상, 알레르기, 요로결석, 요로감염, 심한 전립샘 비대증 등을 비롯해 드물게는 신우암, 방광암 같은 악성 요로상피암으로 인해 붉은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또한 급성 사구체 신염이 생기면 콜라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거품도 잘 살펴봐야 한다. 소변에 거품이 지나치게 많이 보인다거나 시간이 지나도 거품이 사라지지 않으면 거품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나 요로감염을 꼽을 수 있다.

소변 줄기도 중요하다. 요도협착이나 전립샘 비대가 심하거나 방광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배뇨 시 본인도 모르게 아랫배에 힘을 약간 주게 된다. 이러한 경우 소변 줄기가 가늘고, 배뇨 중간중간에 줄기가 끊어지거나, 소변을 다 본 후에도 다시 소변이 마렵다거나, 처음 소변을 보려고 할 때 한참 뜸을 들여야 하는 증상을 동반한다. 이를 방치하면 추후 재발성 요로감염, 요로결석, 물콩팥증(수신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수반되어야 한다.

고개를 숙여 소변을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아주 쉽고도 중요한 실천이 될 것이다. 만일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소변 이상 소견이 관찰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전문가와의 상담 및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길 권한다. 최근에는 치료 기간과 합병증을 최소화한 홀뮴레이저 전립샘종 적출술(HoLEP) 등의 수술법들이 활발히 시행돼 심각한 요로계 합병증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오진규 교수
#건강100세#소변#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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