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현대證 인수 포기”… 현대그룹 재무구조 개선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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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 선정 9개월만에 백지화… 일본계 자금에 부정적 인식 부담도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가 결국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다. 2년을 끌어온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하던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는 이날 오후 현대그룹 측에 인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대증권 주식 인수 계약 종결 기한이 16일로 만료됨에 따라 오릭스PE는 이날 일본 현지에서 오릭스 본사와 계약 연장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인수가 힘들다는 결론을 최종적으로 내렸다. 오릭스PE가 올해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9개월 만이다.

오릭스가 인수에 백기를 든 배경에는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해 ‘파킹 거래’(매각처럼 꾸민 뒤 추후 경영권을 되찾아오는 계약) 논란이 나온 데다 한국 내에 일본계 투자자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진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오릭스PE의 현대증권 인수에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현대증권의 기존 2대 주주로서 오릭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야 할 자베즈파트너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과 최근 금융당국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지연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내놓은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재무 부담 해소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대우증권 매각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오릭스#현대그룹#재무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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