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야청청 삼성… 권토중래 SK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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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2015 프로야구

올해 프로야구에서도 삼성은 ‘독야청청(獨也靑靑)’했다. 올해는 유독 순위 다툼이 치열했지만 삼성은 7월 15일 이후 단 하루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혼자 도도함을 과시했다. 그 덕분에 류중일 삼성 감독은 2011년 팀을 맡은 이후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고금독보(古今獨步·예나 지금이나 견줄 자가 없음)’의 지위를 굳혔다.

삼성을 끝까지 추격한 NC는 ‘묘년재격(妙年才格·재주와 품격을 갖춘 젊음)’이라 할 만하다. 창단 3년 만에 2위로 올라서는 재주를 보여준 NC는 ‘좋은 사람들의 야구’라는 개념을 앞세워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해 다른 팀 팬들로부터도 박수를 받았다.

두산은 ‘단소승자(端笑勝者)’다. 시즌 최종전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며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승자’라는 이 표현을 증명했다. 두산은 시즌 내내 거의 3위를 유지했지만 9월 중순 넥센에 자리를 내줘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던 위기에서 벗어나며 ‘고진감래(苦盡甘來)’를 경험했다.

넥센은 ‘여우 가죽으로 만든 옷에 염소 가죽으로 된 소매’라는 뜻으로 다 좋지만 한 군데 나쁜 곳이 있다는 ‘호구고수(狐구羔袖)’가 어울린다. 올 시즌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13번이나 많았지만 유독 NC만 만나면 3승 13패(승률 0.188)로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9월 15일까지도 8위였던 SK는 좌절하지 않고 ‘권토중래(捲土重來)’하며 가을 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엘롯기’ 동맹으로 불리는 LG, 롯데, KIA는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동병상련(同病相憐)’해야 했다.

너무 일찍 승부수를 던진 탓에 너무 빨리 힘이 빠진 한화는 ‘일을 빨리 하려고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욕속부달(欲速不達)’을 떠올리게 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프로야구 첫 100패가 우려됐던 막내 구단 kt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괄목상대(刮目相對)’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신생 팀 최다승 타이기록(52승)을 세웠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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