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5연패 삼성 신화…‘선택과 집중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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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3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겅기에서 1 대 0으로 승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은 3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겅기에서 1 대 0으로 승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사상 첫 5연패 과정과 의미

2위와 중요한 경기마다 승리로 격차 벌려
박석민 “이겨야하는 경기 분위기 달라져”
안지만·임창용 접전일때만 투입 힘 비축


이 정도면 ‘신화의 팀’이다. 류중일(52)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다. 3일 목동 넥센전에서 1-0으로 이기고, 2위 NC가 문학 SK전에서 3-4로 패함에 따라 2011년 이후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2013년 경신했던 정규시즌 최다 연속우승 기록을 ‘5’로 연장했다. 모든 것이 역사다.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로 펼쳐진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왕좌에 올랐다.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전무후무한 통합 5연패의 발자취까지 남기게 된다.

● 숱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삼성의 2015시즌은 사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통합 4연패의 과정에서 선수단 전체에 쌓인 피로도가 시즌 내내 하나둘씩 나타났다. 늘 꿈쩍 않고 자리를 지키던 박한이가 2차례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고, 채태인도 무릎 수술의 여파로 시즌 중반까지 1·2군을 오갔다. 박석민과 김상수 역시 전반기 막바지에 부상으로 2군 신세를 졌다. 후반기에는 용병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어깨 피로 누적으로 한 달 넘게 빠졌다. 타선의 중심축인 이승엽과 구자욱도 옆구리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그러나 삼성은 그 공백을 어떻게든 메웠다.

무엇보다 삼성은 중요한 경기에 강했다. 2위를 거쳐 갔던 NC, 넥센, 두산이 뒤를 바짝 쫓을 때마다 늘 맞대결에서 승리해 자력으로 격차를 벌렸다. 주장 박석민은 “우리 팀이 매년 더 강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2011년 이후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꼭 이겨야 한다 싶은 경기에선 덕아웃 분위기가 달라지는 게 눈에 보인다. 그 경험이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힘을 써야 할 때만 썼다!

류중일 감독은 사상 첫 144경기 체제라는 장기 레이스를 무사히 버티기 위해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한 시즌을 났다. 잡을 경기는 힘을 쏟아 부어 확실히 잡되, 당장 눈앞의 1승을 위해 다음 경기를 희생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았다. 초반에 와르르 무너지지 않은 선발투수는 5이닝 이상 던질 수 있게 보장하고, 셋업맨 안지만과 소방수 임창용은 접전 상황에서만 내보내 힘을 아껴줬다.

부상 선수에게는 100%의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도 줬다. 우승의 교두보가 된 3일 목동 넥센전이 좋은 예다. 한 달 만에 마운드에 오른 피가로는 넥센의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류 감독은 피가로의 투구수가 80개를 찍자 칼 같이 강판시켰다. 이어 심창민∼안지만∼임창용은 무실점 계투로 1점차 리드를 지켰다.

할 선수가 했고, 새 얼굴도 떴다!

4년째 우승만 해본 삼성 선수들의 ‘클래스’도 여전했다. 특히 지난해 겨울 삼성이 FA(프리에이전트) 투수 2명에게 투자한 145억원은 4년 계약의 첫 시즌부터 완벽한 결실을 맺었다. 80억 에이스 윤성환이 17승을 따내고 190이닝을 던지면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65억 셋업맨 안지만이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를 작성하면서 홀드왕 등극을 확정했다. 또 베테랑 이승엽이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을 경신하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고, 전 주장 최형우와 현 주장 박석민도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48홈런 137타점)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총 376타점을 합작했다. 포수 이지영은 진갑용이 떠난 안방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지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차우찬은 13승(선발 12승)을 올리며 선발투수로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고, 박해민은 삼성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60도루를 해내는 한편 전천후 수비력을 과시하며 국내 최고의 중견수로 성장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구자욱도 삼성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우고 공·수·주에서 펄펄 날며 새로운 동력으로 탄생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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