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감독 “마지막까지 달려왔는데…고비 못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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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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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종운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이종운 감독. 스포츠동아DB
최악의 상황서 감독 데뷔…8위로 마감

롯데 이종운(사진) 감독에 대해 ‘신인 감독의 처참한 실패’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 롯데가 안팎으로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그리고 겨우내 어떤 전력 변화가 있었는지를 기억한다면 올해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9위 후보’였던 팀이 꽤 오랜 시간 상위권에서 버텼고, 시즌 막바지 5위 전쟁에도 참전했다. 물론 마지막 과정은 매우 좋지 않았다. 고질인 수비 불안에 해결되지 않은 불펜, 가장 중요한 순간에 1승10패를 당한 모습도 몹시 아쉬웠다.

롯데는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에서 kt에 6-3으로 이겼다. 지난해 롯데는 58승1무69패, 승률 0.457을 기록하며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정상급 선발 장원준(현 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었다. 올해는 66승1무77패, 승률 0.461로 8위.

이날 이 감독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역할과 본분을 잊지 않고 있었다. 시즌 내내 팀을 괴롭힌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에 대한 향수와 뜬소문 등에도 불구하고 이 감독의 책상에는 당일 경기에 대한 전력분석자료뿐 아니라 마무리캠프 준비 자료, 각 선수에 대한 분석표 등 서류가 수북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달려왔는데 그 고비를 넘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다. 물론 그 부분이 자이언츠의 현실임을 잘 알고 있다. 많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고쳐나가야 하는지 분명한 숙제들이 정해졌다. 선수들이 올 한해 느낀 것이 많았으리라고 믿는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불법 CCTV 사찰, 총 3명의 FA(프리에이전트) 이탈 등 최악의 상황에서 데뷔했다. 불신과 반목이 가득했던 선수단을 다시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시즌 초반 보여준 강렬함에 맞는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그래도 아직 실패한 감독으로 규정짓기에는 섣부르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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