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장군의 아들’ 추석 극장가 한국영화의 신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25일 07시 05분


■ 1990년대 추석 풍경

예나 지금이나 추석 명절은 마음 한 구석을 포근하게 감싼다.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고 이웃과 정겨운 인사를 나누게 한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도 저마다 즐거운 표정을 짓는 이유다. 그렇다면 1990년대 추석 연예계 표정은 어땠을까.

교통상황 생방송의 시작

1990년 교통방송(tbs)이 9월30일부터 닷새간 교통상황 생방송을 이어갔다. 그해 6월 개국한 교통방송은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교통정보 상황실을 설치하고 ‘추석 교통특별대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생방송했다. 경찰관과 모범운전사 등 1000여명의 통신원과 경찰 및 산림청 헬기 3대, 6대의 중계차, 4개의 오픈스튜디오가 동원됐다.

극장가 “언제나 방화 VS 외화”

명절 연휴에 빼놓을 수 없는 영화 관람. 극장가도 붐볐다. 하지만 1990년 극장가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닷새간의 긴 연휴, 흥행을 겨냥한 21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그러나 유례없는 부진을 겪었다고 당시 언론은 썼다. 그런 상황에서도 ‘장군의 아들’(사진)은 6월 개봉 이후 추석 연휴에도 흥행세를 이어갔다. 결국 10월16일 ‘겨울여자’의 58만5700여명(서울 관객 기준) 기록을 깼다. 1992년에는 ‘신 용문객잔’과 청룽(성룡)의 ‘폴리스스토리3’ 등 홍콩영화가 극장 간판을 채우기도 했다. 당시 무협과 갱스터 등 홍콩영화의 강세를 말해준다. 하지만 매년 추석 연휴에는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외화와 방화(한국영화)의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정겨운 ‘추억’의 훈훈함

추석 연휴 각 방송사의 다양한 특집프로그램이 방송된 건 예전에도 마찬가지. 그 중에서도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비추거나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 9월 KBS 1TV ‘광복 50년 시간의 징검다리’를 비롯해 SBS ‘TV전파왕국’ 등이 방송돼 그리운 옛 스타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1996년에는 박인환 윤문식 최주봉 이효춘 이영하 배종옥 이재룡 김희선 등 20여명의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 스타들이 ‘TV동창회’로 모였다. 1998년 10월 KBS 1TV ‘그 시절 그 쇼’와 MBC ‘무대인생 반세기-선후배 큰잔치’ 등에는 현인에서부터 변진섭까지 한국 대중문화를 꽃피운 이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웃과 함께하는 스타들도 있었다. 1993년 9월 이장호 감독과 배우 박중훈, 가수 이동원과 김광석 등이 1980년대 정치적으로 수배된 이들을 위한 ‘보고 싶은 어머니, 나의 어머니’ 공연에 참여했다. 1998년에는 김인문 설운도 현숙 엄정화 김원준 젝스키스 등이 KBS 1TV ‘생방송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30만개의 ‘사랑의 송편’을 2만800여명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달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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