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도 헤어지긴 힘든 문재인-안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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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재신임 국면 속 비노 중심 부각
지지율 동반 상승… 적대적 공생

“끊임없이 싸우지만, 절대 헤어질 수는 없는 관계가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당직자는 22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관계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얘기다. 두 사람은 혁신 방향 등을 놓고 각을 세우면서도 누구보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재신임 정국’에서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이며 모처럼 존재감을 입증했다.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 출범 이후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중심에는 김한길 박지원 의원이 있었다. 두 의원은 2·8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노의 결집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번 국면에선 철저히 침묵을 지켰다. 그 사이 안 의원이 ‘반(反)문재인’ 진영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당내에선 안 의원의 부상은 문 대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다른 비노 측의 목소리에는 반응이 없던 문 대표가 ‘만나자’는 안 의원의 제안에는 곧바로 응했다”며 “자신의 라이벌이자 파트너로 안 의원을 택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문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한 ‘문·안·박 연대’를 중심으로 한 ‘희망 스크럼’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는 창당의 한 축이자 ‘새 정치’의 상징성을 갖는 안 의원과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문 대표가 일부 비노 인사에 대해 “같이 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적대적 공생관계’로 두 사람의 주가는 동반 상승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9월 3주 차 차기 대권 지지도에서 문 대표는 17.9%로 15주 만에 2위로 올라섰다. 안 의원 역시 9월 첫 주 8.5%에서 9.9%로 상승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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