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2일 국빈 訪美… 美전문가가 보는 G2 정상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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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키신저 미중연구소’ 데일리 소장
“北도발 저지, 中역량 입증할 기회… 북핵 해법이 회담 핵심의제 될 것”
“한중 밀착, 한일관계에 악영향 우려… 美, 시진핑 방미 후 해킹 제재조치”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공언했는데, 중국이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인지를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 내 ‘키신저 미중연구소’의 로버트 데일리 소장(사진)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 중 한 명인 데일리 소장은 이 연구소를 지난해부터 이끌고 있다. 연구소는 ‘핑퐁외교’로 중국을 개방으로 이끈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이름을 딴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초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평화통일을 중국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워싱턴 일각의 우려가 많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얼마나 논의될 것으로 보나.

“한중 관계 강화는 미국의 이익과 무조건 배치된다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한중 관계의 진전이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미국엔 가장 중요한 동아시아 이슈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중 관계 확대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핵 문제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북한에 대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지 검증할 수 있는 1차적 시험대가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 측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번 보여 달라(show me)’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북한이 갖는 전략적 이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주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지만 중국이 정치 외교적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면서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사이버 해킹에 대한 제재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멍젠주(孟建柱)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 서기가 이달 워싱턴을 방문한 것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중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제재 시점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근 미 정부 내 기류는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시 주석 방미 후 제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안다.”

―미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긴장 상태여서 양자 관계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이 국빈방문인데도 워싱턴이 아니라 시애틀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아무래도 미중 간 날카로운 분위기를 가라앉힌 뒤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미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중국은 신형 대국관계 등 자신들이 꿈꾸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국제사회에 제대로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모두 만만치 않은 과제다.”

―도널드 트럼프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무역 역조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의 굴기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인가.

“일부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중국 공격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 건설적 비판과 무조건적 때리기(bashing)는 다른 것이다. 이런 언행의 배경에는 ‘세계 최강대국 지위가 언젠가는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미국인들의 공포심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도 미 대선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시진핑#키신저#북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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