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재단, 경미한 치매 노인 5년째 보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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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여 명 요양보험 사각지대… 노인복지센터 12곳에 재활 지원
이용한 노인 78% 치매 증상 완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 우리나라에서 치매 환자는 12분마다 1명씩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김기웅 한지웅 교수팀은 2014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6.9%(44만2855명)가 치매를 앓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증가 속도라면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의 38.2%(271만 명)가 치매를 앓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정부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해 치매 환자에 대한 복지제도를 시작한 것도 이 때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국가가 치매 노인을 그 증상의 정도에 따라 등급별로 분류해 요양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7월 기준으로 45만여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체 치매 노인의 수를 감안했을 때 10만여 명 이상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는 것. 이들은 치매 증상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등급 외’ 치매 노인으로 분류돼 혜택을 받지 못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등급 외 치매 노인을 위한 지원을 시작한 이유다. 삼성, 교보, 한화 등 국내 19개 생명보험사들이 기금을 모아 만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11년부터 전국의 노인복지센터 12곳에서 등급 외 치매 노인을 위한 지원 사업을 해 오고 있다.

센터는 등급 외 치매 노인과 그 가족의 신청을 받아 아침부터 오후까지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치매 노인들은 이곳에서 다른 노인들과 함께 춤을 배우거나 노래를 하는 등 사회성과 기억력 향상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 치매 노인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해당 센터를 이용한 노인의 78%가 대소변을 이전보다 잘 가리고, 기억력이 향상되는 등 치매 증상이 완화됐다. 대화 상대 없이 혼자 집에만 있던 노인들이 다른 노인들과 함께하면서 변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석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는 “재단의 경증 치매 노인 주간 보호 프로그램 지원 사업은 치매 노인들의 인지·정서적 변화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행복에도 영향을 주는 사업”이라며 “재단은 앞으로도 경증 치매 노인들과 그 가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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