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반기 성장률 7% 아닌 5%”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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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성장률 조작 발표’ 의혹 제기
원자재값-리커창 지수 하락이 반증… 일부 전문가는 5%미만으로 추정

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7.0%로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은 5%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심지어는 4% 이하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고 전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고속 성장기에는 성장률을 실제보다 낮게 발표하고 지금처럼 침체기에는 성장률을 높게 발표하는 일이 많다고 의심하고 있다. FT는 일부 전문가는 중국 정부의 성장률을 ‘선전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깎아내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FT는 최근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올린(평가 절하) 것은 중국의 실제 경제상황이 공식 발표한 수치보다 좋지 않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통화가치를 평가 절하하면 자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대 소비국인 석유 동 철광석 등의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중국의 성장률이 공식 발표보다 낮다는 증거라고 FT는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어떤 상황인지를 제대로 알려면 공식 성장률보다는 ‘리커창(李克强) 지수’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지수는 리커창 총리가 경제 현황을 파악할 때 주목하는 전력생산량, 철도 물동량 등의 여러 지표를 종합한 것이다. 리커창 지수가 위축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성장률은 7%가 아니라 5%에 가깝다는 게 이들의 추론이다.

영국 경제연구소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의 경우는 올해 상반기 중국의 성장률을 4.7%로 보고 있으며 씨티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럼 부이터는 4% 이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시장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가 최근 경제예측 전문가들에게 성장률을 물은 뒤 평균해 발표한 올해 2분기 성장률 4.3%와도 비슷하다고 FT는 전했다. 아메리카 메릴린치 은행이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앞으로 3년간 중국 성장률을 4.1∼5.0% 정도로 예상했다.

FT는 중국 경제 상황에 많은 부침이 있는데 중국 국내총생산(GDP) 통계는 눈에 띄게 순조로워 많은 전문가가 그 신빙성을 의심해 왔다며 지방 정부의 GDP를 합산하면 중앙 정부의 합계와 맞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예라고 지적했다. FT는 중국 경제가 실제로는 5% 또는 그보다 낮게 성장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연착륙 희망이 깨지고 사회 불안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성장률을 근거로 한 긴급한 경기부양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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