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대 노조 연쇄파업에 추석 앞둔 울산경제 ‘휘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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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重 연대파업 예고… 현대미포조선도 파업 찬반투표
2015년 추석경기 사상 최악 우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에 주력 사업장을 둔 거대 노조의 파업 결정으로 추석을 앞둔 울산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9일 끝난 조합원(전체 4만8585명) 찬반 투표 결과 투표자의 77.94% 찬성으로 파업 결정이 가결됐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 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내 공장 신·증설 검토,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65세 연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쟁의 절차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0일 오후 건설장비사업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26일부터 네 번째 부분 파업이다. 현대중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임금 12만7560원 인상(기본급 대비 6.77%)과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 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을 제시했다. 노조는 10∼16일 사업부별 순환 파업을 벌인 뒤 17일 7시간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미포조선도 임금 협상 결렬로 11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17일 파업에는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연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중 노조가 포함된 전국 조선 업종 노조연대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인 현대·기아차그룹사 연대회의는 이날 태화강 둔치에서 공동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계열 분리 이전인 1993년 연대 파업과 공동 집회를 한 바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울산 지역 상공계는 긴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와 협력 업체 임직원은 울산 전체 인구(약 120만 명)의 40, 50%에 이른다. 추석 전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임금 손실과 상여금 미지급 등으로 울산 추석 경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 사내 협력 업체 대표 A 씨는 “세계적인 조선 경기 침체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일감이 줄어 협력 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협상 타결을 위해 조만간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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