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몸집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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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부서 인력 현장으로 재배치
부장급 퇴사 권유… 명퇴 가능성도, 2016년 일반경비 대폭 삭감 방침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인력재배치를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연말에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일반 경비도 대폭 감축할 방침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재무 관리 경리 인사 홍보 감사 법무 등 지원부서 인력을 현업 사업부에 배치하는 인력재배치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따른 지원부서 인력감축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앞으로 인력재배치는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력재배치는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에서 실제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품(DS) 부문 외에 기타로 분류되는 임직원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1만1864명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7140명으로 40%가량 줄었다. 줄어든 임직원은 바이오 등 신생 사업부문으로 재배치됐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만 60세 정년연장으로 인해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부장급의 퇴사도 권유하고 있다. 인사부가 인력재배치를 위한 면담을 할 때 퇴사를 권유하고, 일부는 실제 퇴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2013년 228조7000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206조2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도 95조6000억 원으로 100조 원을 넘지 못하면서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명예퇴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비전 2020’을 발표했다. 2020년 매출 40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인력과 예산을 늘려왔으나 최근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목표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연말 인사 때 임원들을 30% 내외로 대폭 줄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위치한 통합 삼성물산이 1일 출범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16.5%)로 올라섰기 때문에 대규모 임원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인 삼성전자는 일반경비도 대폭 삭감할 방침이다. 이미 상반기에 판매관리비(10조8900억 원)를 지난해 같은 기간(12조6700억 원)보다 1조7800억 원(14%) 줄인 데 이어 내년에 추가로 경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내년 경영계획 편성은 11월 말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삼성전자#몸집#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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