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역장, 천국행 열차 타다” 슬픔에 빠진 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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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넘게 日중부 기시역 지켜
국내외 소개되며 사랑 독차지
언론들 부고기사… 장례는 회사장

무인(無人)역을 지키는 고양이 역장(驛長)으로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던 고양이 ‘다마’(사진)가 세상을 떠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와카야마전철은 일본 중부 와카야마(和歌山) 현 기시(貴志) 역장인 다마가 22일 세상을 떠났다고 24일 밝혔다. 다마는 원래 역 매점에서 키우던 고양이인데 2007년 1월 역장으로 발탁됐다. 일본에서 고양이가 가게에 행운을 가져오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에 착안해 무인역 재정을 개선하려는 시도였다.

다마는 국내외 언론에 소개되며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도도해 보이면서도 사진 촬영에 잘 협조하는 등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사교적이어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역은 해외 관광객까지 찾아오는 명소가 됐고 현의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

회사 측은 다마에게 전용 모자와 역장실을 만들어줬고 직책도 승진을 거듭해 2013년에는 회사의 ‘넘버 투’인 사장대리가 됐다. 다마를 찍은 사진집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캐릭터 상품도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회사 측이 밝힌 다마의 사인은 급성심부전. 나이는 16년 2개월로 인간의 80세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사망 전날 고지마 미쓰노부(小嶋光信) 사장이 문병을 오자 일어나 건강한 목소리로 ‘야옹’이라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다마를 ‘영구 명예역장’에 임명하고 역에 이름을 남기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은 25일자에 ‘다마 역장, 천국행 열차 탑승’, ‘영면, 수고하셨습니다’ 등의 제목으로 일제히 부고 기사를 실었다. 역에 마련된 헌화대에 꽃을 놓고 가는 이들이 줄을 이었고 회사 홈페이지는 추모 글을 남기려는 이들로 하루 종일 마비됐다. 장례는 28일 다마가 생애 대부분을 지낸 기시역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고양이역장#고양이#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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