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행 가자” 캄보디아 유인, 사기도박으로 7억 빚 지게 한 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16시 49분


코멘트
골프여행을 빌미로 지인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해 사기도박으로 거액의 빚을 지게 한 뒤 금품을 뺏은 일당 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인질강도 및 사기 등의 혐의로 이모 씨(48) 등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씨는 국내에서 골프장이나 정선카지노 등에서 알게 된 백모(52), 황모52) 씨 등에게 골프를 치자며 캄보디아로 유인한 뒤 호텔 카지노 VIP룸에서 일명 ‘바카라’ 도박을 해 7억여 원의 빚을 지게 만들었다.

이후 현지 공범들이 이들을 호텔방에 감금하고 “여긴 공산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사람하나 죽이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고 협박하며, 황 씨만 국내로 보내 백 씨의 석방 대가로 7억20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피의자 고모 씨(51)는 자신의 처제와 내연관계인 문모 씨(52)와 아들(19)을 여행을 시켜주겠다며 캄보디아로 유인해 바카라 도박으로 1억원을 잃게 만든 뒤 아들을 인질로 잡고 문 씨를 귀국시켜 국내에서 5000만원을 송금 받기도 했다. 경찰은 현지에서 사기도박판을 운영한 공범(48)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불법 도박 및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속여 신고를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이처럼 승률이 거의 없는 완전한 사기도박판에서 돈을 잃을 경우 도박 등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