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교 50년 화해 원하는 韓日여론, 양국頂上은 직시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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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韓日)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호감이 5년 전보다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와 일본 아사히신문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상대국이 ‘좋다’고 답변한 한국인이 6%(2010년 11%), 일본인은 10%(2010년 18%)로 나타났다. 과거사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이 국민감정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은 95%가 ‘위안부 문제 해결이 한일 관계 개선에 중요하다’고 보지만 같은 대답을 한 일본인은 53%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87%, 일본인의 64%가 양국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고 응답한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양국 정부의 대립으로 갈등이 촉발됐고 두 나라 사이에는 감정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부분도 존재하지만, 그래도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낄 만큼 국민이 정치인보다 성숙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양국의 대표적 신문인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공동여론조사를 하는 것도 상대국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파악해 갈등 해소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화해를 바라는 양국 국민의 염원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책임 있는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다. 정부의 외교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살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 언론은 21일로 예정된 윤 장관의 첫 방일을 앞두고 어제 한일 갈등의 핵심인 위안부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양국이 접점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건은 역시 한일 정상들의 결단이다. 박 대통령도, 아베 신조 총리도 포퓰리즘이나 민족주의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챙길 것이 아니라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생각해야 한다.

6월 22일은 한일 수교 50주년 되는 날이다. 올해 한일 관계를 복원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면 양국 국민의 좌절은 커지고 정상들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다. 아베 총리가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통해 격랑이 이는 동북아 정세에서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기 바란다.
#한일 수교#50주년#위안부#화해#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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