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방어율 1위 소니 그레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8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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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그레이. ⓒGettyimages멀티비츠
소니그레이. ⓒGettyimages멀티비츠
사이영상은 1967년부터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양 리그 별로 수상자를 선정하기 시작했다.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지금까지 모두 5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1971년 바이다 블루(24승8패 방어율 1.82)를 시작으로 1971년 캣피시 헌터(25승12패 방어율 2.49), 1990년 밥 웰치(27승6패 방어율 2.95), 1992년 데니스 엑커슬리(7승1패 51세이브 방어율 1.91), 2002년 배리 지토(23승5패 방어율 2.75)가 주인공이다.

지토 이후 한동안 끊어졌던 오클랜드의 사이영상 명맥이 13년 만에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1.6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방어율 1위에 올라 있는 소니 그레이(25). 지난 15일 LA 에인절스전에 등판한 그레이는 7.2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5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시즌 8승(3패)째를 따냈다. 그레이는 방어율 외에도 다승, 투구이닝, 탈삼진, 피안타율, 이닝당 출루허용(WHIP) 등에서 모두 AL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 제2의 린스컴

그레이의 신장은 180㎝에 불과하다. 2008년과 2009년 NL 사이영상을 2연패한 샌프란시스코 우완 팀 린스컴, 시속 100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는 샌디에이고 마무리 크렉 킴브렐과 신장이 같다. 투수로는 작은 편이지만 시속 95마일(153㎞)의 강속구를 던진다. 그레이의 강점은 직구가 곧장 들어오는 적이 없다는 것이다. 컷 패스트볼이나 싱킹 패스트볼로 볼끝의 움직임이 지저분하다. 날카롭게 휘어 들어오는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도 일품이다. 구위도 구위지만 타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작은 키와 두둑한 배짱은 겁 없이 빅리그를 호령하던 린스컴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이제 빅리그 3년 차 신예지만 그의 통산 이닝당 출루 허용은 1.12이며, 올 시즌에는 0.93에 불과하다.

●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고등학교를 졸업한 2008년 그레이는 신인 드래프트 27라운드에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그레이는 고향 테네시주에 있는 밴더빌트 대학을 선택했다. 에이스로 활약하며 밴더빌트를 칼리지 월드시리즈에 팀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시키는 혁혁한 공로를 세우자 201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8번으로 오클랜드가 그를 선택했다. 그레이는 마이너리그 생활 1년 반 만인 2013년 7월 빅리그로 승격됐다. 12경기(10선발)에 출전해 5승3패(방어율 2.67)를 기록하자 밥 멜빈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를 중용했다. 디트로이트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로 출격해 8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친 끝에 1-0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패했지만 2승2패로 균형을 이룬 5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설 만큼 밥 멜빈 감독의 신뢰가 컸다. 2014년 멜빈 감독은 당초 5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그레이를 개막전 선발로 전격 낙점했다. 그레이는 성적으로 보답했다. 2014년 4월과 7월, 두 차례나 AL 이달의 투수로 선정되는 등 14승10패(방어율 3.08)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그레이는 텍사스를 상대로 8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서 1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이다.

● 에인절스 킬러

올 시즌 그레이는 디비전라이벌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3차례 선발로 나서 모두 승리를 차지했다. 22.2이닝 동안 3점만을 내줘 방어율 1.21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시즌 MVP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는 8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4개나 잡아내 눈길을 끌었다. 올 시즌뿐만 아니라 2013년 이후 에인절스전에 통산 8경기에 출격해 59.2이닝 동안 14실점으로 방어율이 2.12에 불과하다. 에인절스와의 역대 전적은 5승1패. 공교롭게도 그레이의 올 시즌 15번째 등판은 오는 20일 홈에서 열리는 에인절스전이다. 에인절스 외에도 나머지 AL 서부지구에 속한 팀들에게도 그레이는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휴스턴을 상대로 5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당했지만 시애틀에는 방어율 1.35, 추신수가 속한 텍사tm와의 3차례 대결에서는 2승1패(방어율 0.87)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 시즌 그레이의 연봉은 51만2500달러. 연봉조정 신청자격은 2017년에나 얻게 되며 프리에이전트(FA)는 2020년에나 선언할 수 있다. 비록 올 시즌에는 줄곧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머니볼’로 상징되는 오클랜드가 지난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배경은 바로 그레이와 같은 신예를 특급선수로 거듭나게 만드는 탁월한 조련 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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