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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셋 중 둘은 재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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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셋 중 둘은 재벌 이야기

조종엽기자 입력 2015-06-16 03:00수정 2015-06-1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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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되는 지상파 드라마 3개 중 2개는 재벌이나 대기업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 ‘재벌 풍년’이 들었다. 위 부터 KBS 주말극 ‘파랑새의 집’, MBC 주말극 ‘여자를 울려’, SBS 월화극 ‘상류사회’. KBS MBC SBS TV 화면 캡처
최근 지상파 드라마는 ‘재벌 풍년’이다.

현재 지상파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는 모두 22개. 이 중 재벌과 상관없는 사극 2편과 농촌 드라마 1편을 제외한 19개 드라마 중 13개(68.4%)가 재벌이나 대기업을 극의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 드라마 세 개 중 두 개꼴이다.

“부자가 되는 길은 부자로 태어나는 거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사랑이 있으면 뭘 해도 행복하다’(는 것은) 부모님 말씀이다. 난 속지 않는다. 가난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

8일 처음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 ‘상류사회’ 중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유민그룹 대리 준기(성준)의 독백이다. 준기는 유민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창수(박형식)와 태진퍼시픽 그룹 회장의 딸 윤하(유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인생 역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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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환 책임PD는 “‘이수일과 심순애’ 스토리처럼 경제적인 환경이 아주 다른 재벌 가족 일원과 서민 사이에 조건을 떠난 진실한 사랑이 가능한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준기의 독백은 재벌 드라마가 왜 많은지를 압축해 보여 준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극중 재벌가에는 ‘저렇게 되고 싶다’는 동경과 ‘노력해도 저렇게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좌절감이 동시에 투영된다”며 “양면성을 모두 보여 줄 수 있어 극적인 갈등을 다루는 드라마의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재벌이 등장하는 13개 드라마에 나오는 회사를 업종별로 분류해 본 결과 유통 소비재 산업이 많았다. 골프웨어를 비롯한 의류 제조·판매업이 4개, 외식업이 3개, 리조트가 2개, 백화점이 2개였다.

이는 드라마 협찬 기업과 무관치 않다. 협찬 기업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여 넣어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원래 썼던 극본 속 업종이 협찬 기업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계절별로 주요 소비재가 달라지기 때문에 드라마 속 기업의 업종도 이에 따라 바뀐다”며 “주인공 직업이 디자이너거나 사무실 배경이 디자인 회사가 많은 것도 의류업체가 협찬하는 드라마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극중 기업명이 협찬사를 연상하도록 지어지기도 한다. KBS ‘파랑새의 집’의 ‘누가 월드’나 MBC ‘여자를 울려’의 ‘우진 F&T’, SBS ‘상류사회’의 태진퍼시픽 등은 드라마 주요 협찬 회사명과 일부 글자가 같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고착화되면서 계층 상승이 어려워졌고 이를 TV 속에서 충족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해지면서 재벌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또 드라마의 간접 광고가 일반화되면서 고급 제품을 노출시키기 쉬운 화려한 재벌가 설정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속 재벌은 신데렐라 스토리나 복수극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식상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벌의 속살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드라마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는 국내 최고 로펌을 배경으로 상류층의 생활을 블랙코미디로 다뤘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최근에는 재벌가가 어떻게 구성되고 그들만의 세계를 유지하는지를 다루면서 사회 이면의 시스템과 계층 의식을 드러내는 드라마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재벌#파랑새의 집#여자를 울려#상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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