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박인비 세계랭킹P 0.1점차…지키나, 되찾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1일 05시 45분


리디아 고가 9일(현지시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프로암 경기 중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클럽하우스로 몸을 피한 뒤 손으로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해리슨(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리디아 고가 9일(현지시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프로암 경기 중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클럽하우스로 몸을 피한 뒤 손으로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해리슨(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한국이름 고보경)와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무대는 1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파73·6670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이다.

■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개막

박인비 “세계랭킹·상금 1위는 큰 선물”
현지언론 3년 연속 대회우승 기대 증폭

리디아 고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LPGA 역대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 도전

● 박인비, 대회 3연패와 세계랭킹 1위 탈환 정조준


박인비. 사진제공|마니아리포트
박인비. 사진제공|마니아리포트

박인비(사진)와 리디아 고의 여제 쟁탈전은 올 초부터 계속됐다. 2월2일 리디아 고가 박인비를 제치고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18주 연속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인비는 한때 세계랭킹 3위까지 떨어졌지만 조금씩 추격하면서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8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박인비 10.67점, 리디아 고 10.77점으로 둘의 격차는 불과 0.1점이다.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으로 이름을 바꿔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랭킹 1위 경쟁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박인비를 향한 현지 언론의 첫 번째 질문 역시 1위 탈환에 집중됐다. 박인비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어느 대회보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승해서) 세계랭킹과 상금랭킹 모두 1위가 된다면 매우 큰 선물이 될 것 같다”며 은근히 기대감을 보였다.

현지 언론의 분위기는 리디아 고보다 박인비의 우승에 더 큰 기대를 모으는 듯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박인비는 작년까지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리디아 고는 박인비에 비해 조금은 느긋한 마음을 엿보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랭킹 1위의 포스가 느껴졌다. 9일 오후 프로암 경기를 펼친 리디아 고는 갑가지 비가 내린 탓에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며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하던 리디아 고는 “(박)인비 언니는 언제나 흔들림 없다. 늘 관심을 받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하지만 리디아 고 역시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준비도 단단히 했다. 매뉴라이프 클래식 출전을 앞두고 휴식을 취한 그는 일부러 시간을 내 이번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을 찾아 연습라운드를 했다. 또 8일(월요일)에는 9홀 연습라운드를 했고, 이날(화요일)은 프로암에 출전해 18홀 라운드를 마쳤다. 리디아 고는 “코스가 긴 편이고 쉽지 않다. 파3, 16번홀에서는 3번 우드를 잡아야 할 정도로 공략이 까다롭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코스 공략을 완벽하게 꿰고 있었다.

랭킹 싸움과 함께 박인비와 리디아 고가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박인비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1939년 패티 버그스(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와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LPGA 챔피언십)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3연패를 기록한 3번째 선수가 된다. 또 박세리(38)와 동률인 한국선수 메이저 최다승(5승)을 넘어서게 된다. 리디아 고가 우승하면 역대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 LPGA 메이저대회 최연소 우승은 2007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모건 프레셀(미국)이 세운 18세10개월이다. 리디아 고는 4월에 만 18세가 됐다.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L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선수들이 연습그린에서 퍼트연습을 하고 있다. 해리슨(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L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선수들이 연습그린에서 퍼트연습을 하고 있다. 해리슨(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 코리언 루키들 첫 메이저 우승 쏠까?

이 대회는 한국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특히 1998년 박세리(38)가 루키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안았던 대회다. 올해도 루키들의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회가 열리는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은 LPGA투어를 처음 개최한다.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의 경사는 심하다. 러프도 제법 길다. 베테랑이라고 해서 특별히 유리할 게 없고 루키라고 불리하지도 않다.

코스의 세팅도 특이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 루키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1번홀을 파3로 시작해 4번홀까지 3개의 파4 홀은 모두 400야드를 넘는다. 후반에는 파5홀이 3개나 있다. 프로암을 끝내고 오후에 퍼트와 쇼트게임 등으로 마무리 훈련을 한 김세영(22·미래에셋)은 “코스가 재미있으면서 까다롭다. 특히 그린이 어려워 많은 버디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일 역전을 허용하며 아쉽게 공동 4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장하나(22·비씨카드)와 백규정(20·CJ오쇼핑), 4월 스윙잉스커츠클래식에서 4위에 올랐던 곽민서(25·JDX멀티스포츠)도 깜짝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해리슨(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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