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미 연기…“정상회담 일정 조정 어렵다” 관측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17시 23분


코멘트
미국 언론들은 갑작스러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 소식을 인터넷 판을 통해 신속하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쿄(동경) 발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결정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에 이어 이번 (메르스) 확산을 다루는데 대한 비판이 큰 가운데 나왔다”며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잇단 위기에 시달렸는데 어떤 것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고 어떤 것은 자초한 것이었다”고도 지적했다.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방미 연기는 매우 불행하지만 이해할 수는 있다. 한미관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제임스 퍼슨 우드로윌슨센터 역사공공정책프로그램 부소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휴스턴 방문 일정 등을 줄이는 선에서 방미가 성사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양국 관계는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간의 개인적인 관계가 원만하기 때문에 이번 방미 연기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하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이 상대국 사정으로 취소된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공식 비공식 적으로 미묘한 외교적 비용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확정된 주요 행사와 요인 면담 일정들도 줄줄이 취소돼 눈에 보이기 치러야 하는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지한파들이 대거 출동하는 15일 한미동맹 갈라 디너, 16일 오후로 예정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을 비롯해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 깊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과의 개인 면담도 물 건너가게 됐다.

워싱턴 외교가에는 이번 방미 연기로 올해 내에 다시 양국 양자정상회담 일정을 잡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은 연간 단위로 짜여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9월 유엔 총회를 전후해서 방미할 예정이어서 그 앞뒤로 아시아 국가에 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