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관객 몰리는 첫공과 막공,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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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로 자리잡은 첫회와 마지막회 공연 이벤트

《 ‘첫공’과 ‘막공’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뮤지컬과 연극에서 개막 공연(첫공)과 마지막 공연(막공)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더블 또는 트리플 캐스팅 배우 전원이 등장하기도 하고 평소엔 3분 남짓한 커튼콜이지만 20∼30분짜리 토크쇼 형식의 무대 인사를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선 ‘첫공, 막공’ 티켓 구매 전쟁을 벌이거나 웃돈을 얹어 티켓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뮤지컬 ‘드림걸즈’의 배우 및 전 스태프가 막공을 기념하며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은 이날 공연이 끝난 뒤 15분가량 무대 인사 시간을 가졌다. 오디컴퍼니 제공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뮤지컬 ‘드림걸즈’의 배우 및 전 스태프가 막공을 기념하며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은 이날 공연이 끝난 뒤 15분가량 무대 인사 시간을 가졌다. 오디컴퍼니 제공
2010년 초연돼 올해로 3번째 재공연을 가진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공연족’ 사이에서 특별한 막공 이벤트로 유명해진 작품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쁘띠첼씨어터에서 진행된 ‘마마…’ 막공은 특별한 무대로 꾸며졌다. 원래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와 ‘드라큘라 백작’ 등 두 캐릭터만 등장하는 2인극이지만, 막공에선 배역별로 트리플 캐스팅된 배우 6명 전원이 무대에 올라 카메오 연기를 펼쳤다.

예매 사이트에 공지된 이날 캐스팅은 프로페서V 역의 김호영, 드라큘라 백작 역의 이동하였다. 하지만 막공에서 배우 송용진(프로페서V 역 트리플 캐스팅)이 깜짝 등장하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송용진이 등장한 건 프로페서V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여주인공 메텔을 닮은 여인에게 반하는 대목. 원래는 한 배우가 프로페서V 역과 메텔 역을 함께 맡는 1인 2역을 하지만 막공에선 송용진이 메텔 역을 맡았다. 송용진 외에 박영수 고영빈 허규도 이날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해 깜짝 출연했다.

‘마마…’ 홍보대행사인 클립서비스의 손보현 매니저는 “막공 이벤트로 배우들의 공연 사진이 담긴 특별 엽서를 제작해 막공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했다”고 말했다. 송용진은 “막공 티켓을 구하기 위해 당일 오전 5시부터 관객들이 매표소 앞에 돗자리를 깔고 줄을 설 정도였다”며 “출연 배우와 연출가가 함께 논의해 관객들에게 감사 선물을 드리고 싶어 특별 엽서와 깜짝 이벤트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팬텀’의 출연진과 스태프가 첫 공연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 팬텀 역의 배우 박효신의 사회로 20여 분간 원작자, 연출가,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이어졌다. EMK 제공
뮤지컬 ‘팬텀’의 출연진과 스태프가 첫 공연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 팬텀 역의 배우 박효신의 사회로 20여 분간 원작자, 연출가,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이어졌다. EMK 제공
4월 28일 개막한 뮤지컬 ‘팬텀’도 첫공 때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공연 후 커튼콜까지 끝난 뒤 팬텀 역의 배우 박효신이 마이크를 잡고 배우와 스태프, 원작자 등을 차례대로 소개하며 관객과의 대화를 20여 분간 진행한 것. 객석의 반응은 아이돌 콘서트 현장마냥 뜨거웠다. 팬텀 제작사인 EMK 임수희 홍보마케팅 팀장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첫공과 막공 때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무대 인사를 하는 이벤트가 공연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제작사들이 관객과 함께 일종의 시(始)파티, 쫑파티를 하는 개념으로 특별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첫공과 막공 티켓은 다른 회차보다 빠른 속도로 매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드림걸즈’, ‘영웅’ 등도 막공 때 전 배우 및 스태프들이 무대에 올라 무대 인사 시간을 가졌다.

평소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연출가들도 첫공, 막공 때만큼은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마주한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연극 ‘푸르른 날에’ 연출을 맡은 고선웅 감독은 막공이었던 이날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 감독은 “늘 무대 밖에서 무대 위의 배우들을 돕는 연출자이지만 5년간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남다른 감회와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특별히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트렌드#첫회#마지막회#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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