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타격에… 현대차 주가 10.36% 급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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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개월만에 13만원대로 떨어져… ‘메르스 공포’ 코스피 23P 하락

국내 증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공포와 엔화 약세 등의 악재가 겹치며 급락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실적 악화 및 엔화 약세 쇼크에 10% 이상 급락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3.73포인트(1.13%) 하락한 2,078.64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8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9일(2,058.87)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엔화 약세의 가속화로 원-엔 재정환율(두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를 환산한 것)이 890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자동차 관련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국내 자동차기업은 일본과 수출 경쟁이 심해 대표적인 엔화 약세의 피해주로 꼽힌다.

현대차는 엔화 약세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5월 미국 소매 판매가 10.3% 감소하는 등 판매량까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0.36% 급락한 13만8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가 14만 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0년 8월 27일(13만8000원) 이후 57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시가총액은 30조5083억 원까지 줄어 4위인 한국전력과 1조 원가량밖에 차이가 안 나게 됐다. 현대모비스(―8.47%), 기아차(―4.12%), 자동차부품주인 현대위아(―12.19%) 등도 급락했다.

사망자 발생으로 메르스 공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점도 영향을 미쳤다. 메르스 공포가 외국인 관광객 감소, 지역행사 취소 등으로 이어져 내수경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도 하나투어(―8.87%), CJ CGV(―7.39%), AK홀딩스(―7.41%) 등 여행, 레저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관광객 특수를 누렸던 아모레퍼시픽(―4.52%), 한국화장품(―14.84%) 등 화장품주도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1.53% 하락해 704.77로 마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 부담, 그리스 악재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증시 반등을 이끌 동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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