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6개월 연속 0%대, 디플레이션 우려…기름값 연속 상승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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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6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우려할 정도의 저물가 기조이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오히려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작년 동월대비 0.5%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0.8%) 이후 줄곧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담뱃값 2000원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효과(0.58%포인트)를 감안하면 올해 2월부터 줄곧 물가가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공급 측면에서 저물가가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석유류(-19.3%)의 가격이 크게 낮아진데다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되면서 저물가 기조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가격 변동이 심한 석유류, 농산물 등을 뺀 근원물가는 2.1%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의 장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2%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2% 중반 대”라며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근원물가 역시 2012년 3월 이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5~3.5%)를 계속해 밑돌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물가 하락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내놓은 ‘2015년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오랜 기간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0%대에 머문 평균 물가와 달리 소비자에게 밀접한 일부 생필품 가격은 크게 뛰었다. 배추가 85.9% 오른 것을 비롯해 파(65.6%) 감자(25.7%) 돼지고기(7.6%) 마늘(17.2%) 등 주요 식료품의 물가가 상승했다. 가방(10.6%) 운동복(9.5%) 남성 정장(6.2%) 등 공산품과 급식비(10.1%) 구내식당 식사비(5.5%) 학원비(3.2%) 등도 올라 수치로 나타난 물가와 서민들의 체감 물가 간에 괴리를 보였다.

기름값도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2일 전국 주유소 1만2000여 곳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572.27원으로 전날보다 0.72원 올랐다. 소폭이긴 하지만 4월 20일(1504.77원) 이후 44일 연속 상승세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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