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월드컵 보이콧-FIFA 탈퇴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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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터 회장 연임에 반발
푸틴은 축전… 중동도 옹호 나서
FBI, 블라터 기소 가능성 시사

미국 검찰의 국제축구연맹(FIFA) 비리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제프 블라터 FIFA 회장(79)이 5선 연임에 성공했다. 유럽과 미국이 크게 반발한 반면 차기 월드컵 개최지인 러시아와 중동은 블라터 회장을 옹호하면서 국제축구계의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블라터 회장은 당선을 확정지은 뒤 미 검찰의 FIFA 간부 체포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검찰이 선거 이틀 전에 FIFA 간부 7명의 체포작전을 벌이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나에 대한) 사퇴 요구에 가세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희망했지만 무산됐고 영국도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며 거듭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블라터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기소된 14명 외에도 추가 기소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의혹의 몸통’인 블라터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언급한 말로도 해석된다. 기소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월드컵 유치를 돕는 대가로 1000만 달러를 건네받는 과정에서 이 돈을 FIFA 계좌를 통해 전달되도록 승인한 사람이 블라터 회장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축구협회(FA) 명예회장이자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은 “FIFA는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스포츠에만 집중하라”는 이례적 성명을 발표했다. FIFA 신임 부회장에 지명된 데이비드 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장은 블라터 재선에 반발해 사임을 발표했다. UEFA 측은 월드컵 보이콧은 물론이고 아예 UEFA를 FIFA로부터 분리시켜 독립 기구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에 들어갔다.

반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블라터 회장에게 5선을 축하한다는 전보를 보내 그를 지지했고, 쿠웨이트 출신의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도 “FIFA 간부 전격 체포는 할리우드 스타일”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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