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근무하며 강사의 꿈 키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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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방송분장 일하는 양서린씨
“학업-생계 안정… 자신감 생겨”

방송 분장 회사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일하는 양서린 씨가 29일 서울의 한 방송국에서 출연자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방송 분장 회사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일하는 양서린 씨가 29일 서울의 한 방송국에서 출연자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삶의 만족도는 물론이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신감도 커진 게 가장 좋습니다.”

지난해 6월 석사 학위를 취득한 양서린 씨(25)는 학업과 생계의 기로에 서게 됐다. 대학 교단에 서는 꿈을 이루려면 공부를 더 해야 했지만 생계가 어려웠기 때문. 전일제 근로자로 일을 하면서 공부까지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양 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바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였다. 양 씨의 고민을 알게 된 한 지인이 양 씨의 재능을 살려 방송 분장 회사에 취직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한 것. 방송국에서 주말에만 근무하면서 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의 머리를 손질해주는 일이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양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년 정도만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양 씨는 “막상 일을 해보니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며 “나중에 대학 강사를 하더라도 계속 병행해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가장 큰 장점은 근무시간을 본인의 스케줄에 맞춰 짤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양 씨는 학업과 일을 안정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방송 일의 특성상 새벽이나 밤 근무도 많지만 양 씨는 주말에만 일을 하기 때문에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특히 4대 보험이 적용된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양 씨는 “시간제 일자리는 질이 낮을 거라는 편견이 사라졌다”며 “불안감 없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의 회사(E.B)도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11년 10월 처음으로 3명을 채용한 뒤 양 씨 등 5명을 추가로 뽑았고, 올해부터는 기존 전일제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여성 직원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통해 일, 공부, 육아까지 병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이직이 감소하고 서비스 질이 높아졌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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