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침략전쟁 뉘우치지 않은 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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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 60주년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 위안부를 동원한 인권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침략, 군사적인 힘을 써서 다른 나라의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반둥회의 원칙을 언급하고 “일본은 이전 전쟁의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떤 때라도 (반둥회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국가가 될 것임을 맹세했다”고 말했을 뿐이다.

일본과 전쟁을 한 것이 아니라 침략과 식민지배로 고통 받은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전쟁에 나선 것을 반성하는지, 패배한 것을 반성하는 건지도 알 수 없다. 외교부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내각의 담화와 역사인식을 이어받는다고 했음에도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라는 핵심 표현을 빠뜨린 것은 깊은 유감(섭섭하고 불만스러운 느낌)”이라고 했으나 한국 외교가 유감만 표시하는 점도 유감스럽다.

60년 전 처음 개최된 반둥회의 참가국들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수탈(강제로 빼앗음)에 시달린 역사가 있다. 이 자리에서 아베가 과연 일본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인정할지 관심사였으나 결국 두루뭉술하게 넘기고 말았다. 이대로라면 29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과 8월 제2차 세계대전 전후(戰後·전쟁이 끝난 뒤) 70주년 담화 역시 지금보다 나아진 내용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사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는 아베가 이끌 일본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극단적 우경화(보수적인 사상으로 기울어지게 됨)로 치닫는 일본이 국제적, 군사적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찾으려 할 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지금은 아베 개인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의 양심과 나라의 품격이 역사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일본 국민은 알아야 한다.

동아일보 4월 23일자 사설 정리

▼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
1.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한 발언에 대한 설명으로 맞는 것을 고르세요.

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했다.

②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했다.

③ 반둥회의의 원칙을 언급했다.

④ 명확하게 일본의 과거사를 인정했다.

2. 다음 설명에 해당하는 용어를 본문에서 찾아 써보세요.


1995년 무라야마 당시 일본 총리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주변 국가들을 식민지로 지배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뜻을 솔직하게 밝힌 것.

3. 다음 기사를 읽고 한 나라의 리더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 지도자의 조건’에 대해 주장하는 글을 써보세요.


일본 아사히신문이 올해 일본 전국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 국민은 9년 전에 비해 더 크게 우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민의 우경화 경향이 심해진 데는 최고 지도자의 성향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는 달리 침략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아베 정권은 위안부 동원이나 징용(강제적으로 끌고 가 노동자로 이용하는 일)의 강제성을 부정하면서 학교에서도 정부 방침대로 가르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동아일보 4월 23일자 기사 재정리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반둥회의#식민지배#위안부#아베#두루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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