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준 유민상 “LG 원상이형과 붙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7일 05시 45분


“제 이름 유민상도 기억해주세요.” 두산 유민상(왼쪽에서 4번째)이 26일 잠실 KIA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2회말 프로 데뷔 첫 타점을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장식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유민상은 유승안 경찰야구단 감독의 아들이자 LG 유원상의 동생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제 이름 유민상도 기억해주세요.” 두산 유민상(왼쪽에서 4번째)이 26일 잠실 KIA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2회말 프로 데뷔 첫 타점을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장식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유민상은 유승안 경찰야구단 감독의 아들이자 LG 유원상의 동생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전 12회말 대타 끝내기 희생플라이
“유원상 동생?…내게는 숙명같은 일”

두산 내야수 유민상(26)은 26일 잠실 KIA전이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사회자가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처음에는 ‘두산 내야수 유민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짓궂은 사회자는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재촉했다. 유민상은 멋쩍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LG 유원상 선수의 동생으로 더 유명한 유민상입니다.”

사실 그랬다. 그동안 유민상은 유승안 경찰야구단 감독의 차남이자, LG 투수 유원상의 동생으로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스스로도 “내게는 숙명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로 이날 유민상은 처음으로 누구의 아들도, 누구의 동생도 아닌, 그냥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우뚝 섰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2회말 1사 1·3루서 두산의 마지막 대타로 나섰고, 오재원의 도루로 계속된 1사 2·3루 찬스서 KIA 투수 윤석민으로부터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뽑아 끝내기 타점을 올렸다. 2012년 프로 입단 이후 1군 첫 타점이 가장 극적인 순간에 터졌다.

유민상은 “이런 경기에서 내가 나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장원진 코치님이 ‘그래도 끝까지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셔서 계속 마음을 잡고 있었던 게 다행인 것 같다”며 “중요할 때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기뻐했다.

첫 타점을 신고하기까지 5번의 타석이 필요했다. 21일과 23일 목동 넥센전에 2차례 출장했지만, 합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유민상은 “데뷔 첫 타석에서 좋은 타구를 날렸는데 호수비에 잡혀서 올해는 운이 잘 안 풀리려나 싶었다. 그런데 이런 날이 오는 걸 보니 그게 아니었다보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민상에게는 모든 것이 지금부터일 뿐이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 하나가 있다. “이건 정말 제 바람이지만, 그냥 희망일 뿐이지만….” 그는 그 어느 순간보다 조심스럽게 속내를 꺼냈다. “다가오는 LG전에서 꼭 한 번 우리 형과 맞대결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자랑스러운 발자취 하나를 남긴 동생이 다시 한번 쑥스럽게 웃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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