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에 특검 추천권’ 요구… 재보선 앞두고 강공으로 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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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문재인 특검 제안]새정치聯 특검 찬성 배경은?

문재인 “成게이트 별도 특검”…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는 2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별도의 특검을 요구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여야 ‘2+2’(대표·원내대표) 회담을 새정치연합에 요구했다. 여야가 각각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국회는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문재인 “成게이트 별도 특검”…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는 2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별도의 특검을 요구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여야 ‘2+2’(대표·원내대표) 회담을 새정치연합에 요구했다. 여야가 각각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국회는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이 23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서 “특검 대신 검찰 수사가 먼저”라는 기존 방침을 바꿨다. 문재인 대표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특검 도입을 하자고 밝혔기 때문이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특별사면을 받는 과정에 문 대표가 거론되자 특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별도의 특검을 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상설특검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22일 오후 문 대표와 주요 당직자들이 회의를 가졌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초동 수사를 위해 검찰 수사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태도가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비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이번 파문이 성 회장의 2007년 사면 과정 논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결국 특검 도입을 주장하면서 공세적으로 나서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특검을 요구하되 두 갈래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대표는 “해외 자원개발 비리 사건은 현행 상설특검법으로 해도 좋다”면서도 “(성완종 게이트는) 특검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별도의) 특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제안한 별도의 특검법의 핵심은 ‘특검 추천권’과 ‘파견 검사의 확대’다. 현행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야당 측 인사는 2명이다. 여당과 청와대의 의도대로 특별검사가 임명될 수 있는 구조다. 문 대표가 “공정성이 담보되는 특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더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새정치연합은 “파견 검사가 5인 이내인 상설특검으로는 이번 게이트 수사를 할 수 없다”며 파견 검사의 수를 늘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실효성도 없는 (별도의 특검) 제안을 한 것은 4·29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기자회견 내용은 재·보선 전략이 아니다”라며 “현행 상설특검법에서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에 보장한다면 상설특검법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문 대표가 갑작스럽게 특검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코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야당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가 이번 선거에서 여권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만큼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전격 사퇴한 뒤 여당과 청와대를 추가로 압박할 카드가 별로 없었던 것도 문 대표가 특검 발언을 한 배경이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귀국하기 직전인 26일에 기자회견을 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선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시간을 앞당겼다”고 전했다. 재·보선 사전투표가 24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문 대표에게 “(성 회장의) 사면(논란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기자들의 질의응답 없이 대국민 호소문 발표 형식으로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러나 문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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