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창의력·논리력 중요해진 교육환경… 인문경시대회로 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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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올림피아드 수상자에게 듣는 인문경시대회 활용법

《 최근 정규 교육과정에서 창의력, 논리력, 사고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따라 수학과목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방식이 도입됐다. 학교 시험에서 논술·서술형 문제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 또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에 따라 인문학과 과학을 융합한 ‘창의융합형교육’이 도입되면서 창의성도 중요해지고 있다.

달라진 교육과정엔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이재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인문경시대회에 참가하면 대회 준비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은 뒤 토론하고 글을 쓰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창의력, 논리력,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초·중학생의 영역별 독서능력과 독서감상문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독서올림피아드’는 대표적인 인문경시대회. 지난해 열린 ‘제23회 전국 독서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초등 4학년, 중학생 부문 대상을 각각 수상한 전북 군산지곡초 5학년 진서연 양과 경기 동패중 3학년 유원정 양은 “대회를 통해 창의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두 학생의 대회 수상 비결을 통해 인문경시대회의 경쟁력을 살펴보자. 》

지난해 열린 전국 독서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은 전북 군산지곡초 5학년 진서연 양(왼쪽)과 경기 동패중 3학년 유원정 양. 진 양과 유 양은 “인문경시대회를 통해 창의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전국 독서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은 전북 군산지곡초 5학년 진서연 양(왼쪽)과 경기 동패중 3학년 유원정 양. 진 양과 유 양은 “인문경시대회를 통해 창의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서감상문으로 논술실력 UP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틈날 때마다 독서를 해온 진 양은 학습만화부터 과학책, 역사책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달 20권가량의 책을 읽는다.

진 양은 독서올림피아드 수상 비결로 ‘정독(精讀)’을 꼽았다. 대회 1교시 영역별 독서능력 평가는 다양한 분야의 필독서를 5권 읽고 이와 관련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책을 반복해 읽으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 진 양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책 내용을 꼼꼼히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 양은 대회에 참가한 후 독서감상문을 쓰는 습관이 생겼다. 대회를 준비하며 일주일에 2, 3권씩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 처음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의 독서감상문을 쓰기 어려웠지만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젠 글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독서감상문은 어떻게 작성할까. 진 양은 “줄거리는 삼분의 일로 요약하고 나머지는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쓴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아씨들’을 읽고 등장인물 조의 원고를 불태운 에이미의 행동은 옳은지 옳지 않은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고 그 이유를 적기도 한다.

진 양은 독서감상문을 작성한 뒤엔 친구들과 바꿔 읽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친구들마다 독서감상문을 쓰는 형식이 다르고 느낀 점이 다르더라고요. 서로의 글을 비교해보면 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진 양)

독서토론하며 사고력 UP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힘들었던 유 양은 요즘 매주 한두 권을 읽는다. 주로 읽는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등 대학생들도 결코 쉽게 읽기 어려운 고전 소설. 독서올림피아드는 책에 재미를 붙이는 계기가 됐다.

유 양은 대회를 준비하며 독서토론을 했다. 1교시 영역별 독서능력 평가에서는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 독서 후 친구들과 책의 주제나 인상 깊은 장면 등을 이야기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게 돼 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유 양은 말했다.

“한번은 ‘무기여 잘있거라’라는 책을 읽고 오빠와 책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저는 전쟁의 참혹함을 다룬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빠는 책 속에서 작가의 냉소주의가 읽힌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책의 내용을 되짚어볼 계기가 됐지요.”(유 양)

독서토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문학책의 경우 주인공에 나를 대입해 △주인공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주인공의 선택은 옳았는지 등을 이야기하고 비문학책은 핵심 소재나 주제와 연관된 시사문제에 대해 토론한다. 예를 들면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담은 책 ‘아! 팔레스타인’을 읽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이처럼 독서와 시사를 연계해 토론하다 보니 교내 토론시간에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을 뿐 아니라 배경지식도 늘었다. 아는 게 늘어나니 글쓰기도 수월해졌다.

유 양은 “보통 독서감상문의 서론엔 흥미를 느낄 만한 이야기를 적고 본론엔 주장과 근거를 쓴다”면서 “독서토론을 하다 보면 서론과 본론에 쓸 만한 글감을 많이 얻게 돼 글을 깊고 새롭게 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유 양은 국어시간에 ‘잘못된 언어습관’에 대한 글을 쓰는 수행평가에서 ‘언어가 사람을 아프게 한다’는 책을 읽고 토론한 경험을 살려 글을 써 교내에 글이 전시되기도 했다.

“대회에 참여했을 때 생각지 못한 주제가 나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독서토론을 꾸준히 한 덕분에 책의 내용을 제 이야기와 어떻게 연계하면 좋을지가 금방 떠오르더라고요. 독서올림피아드를 통해 생각을 확장하는 방법을 배웠지요.”(유 양)

▼ 한우리 ‘제24회 전국 독서올림피아드’ 8월 실시 ▼

동아일보와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주최하고 어린이동아가 후원하는 ‘제24회 전국 독서올림피아드’가 8월 22일(토) 열린다. 독서올림피아드는 자신의 독서능력을 평가하고 싶은 초·중학생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1교시는 영역별 독서능력평가. 주어진 필독서(초등학생부 5권·중학생부 4권)에서 객관식 25∼30문제가 출제되며 △어휘 △내용파악 △추리 △비판능력을 평가한다. 2교시는 △이해력 △논리력 △창의력 △표현력을 진단하는 통합적 사고력 평가. 학년별로 400자에서 1000자 내외의 독서감상문을 작성한다. 대상은 초등 학년별 우수학생 각 1명과 중학생 참가자 전체 중 1명에게 수여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영역별 독서능력과 통합적 사고력에 대한 평가결과를 제공한다.

참가 신청은 6월 15일(월)∼7월 17일(금) 한우리 홈페이지(hanuribook.or.kr)에서 받는다. 참가비 2만 원. 문의 02-6430-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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