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비중 80%… 작지만 강한 면세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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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시장 면세점을 잡아라]<5>SK네트웍스

SK네트웍스는 현재 신촌, 홍익대 부근과 SK그룹 계열사 건물이 많은 도심 지역을 최종 후보지로 놓고 검토중이다. 신촌과 홍익대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뜨고’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도심 지역은 롯데면세점 을지로 본점과 가깝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면세점. SK네트웍스 제공
SK네트웍스는 현재 신촌, 홍익대 부근과 SK그룹 계열사 건물이 많은 도심 지역을 최종 후보지로 놓고 검토중이다. 신촌과 홍익대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뜨고’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도심 지역은 롯데면세점 을지로 본점과 가깝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면세점. SK네트웍스 제공
“23년간 한우물만 파며 ‘중국인 관광객 특화 면세점’이라는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이제 사업이 빛을 보려하는데 황금알을 낳는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뛰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권미경 면세사업본부장)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전을 앞두고 어떤 업체보다 할 말이 많다. 1992년 SKM(옛 선경마그네틱)이 서울 광진구에 문을 연 워커힐면세점은 23년간 한곳에서 면세업을 지켜왔다. 하지만 사업 확장을 꾀할 시점에 뒤늦게 유통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졌다. 워커힐면세점은 주장한다. “면세업은 상품 유치와 판매뿐 아니라 물품을 인도장까지 신속, 정확하게 운반하는 물류시스템이 중요한 업태다. 한마디로 면세업 경험 없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정부가 15년 만에 허용하는 시내 면세점 사업권에 대해 권 본부장은 “생(生)과 사(死)를 결정짓는 문제”라고 표현했다.

○ ‘중국인 특화 면세점’ 노하우 시내 면세점에도 살려

현재 워커힐면세점의 점유율은 국내 면세점 기준 3.3%에 불과하다. 서울 시내 면세점 기준으로 보면 점유율은 6.4%다. 전체 시장 규모는 작지만 내실은 어떤 업체와 겨뤄도 탄탄하다고 자부한다.

워커힐면세점은 중국에서 ‘화커산좡(華克山莊)’으로 불린다. 워커힐의 중국식 발음인 ‘화커’와 산중턱에 자리 잡아 지어진 ‘산장’의 합성어다. 휴양(쉐라톤그랜드워커힐과 W호텔)과 카지노(파라다이스), 쇼핑(워커힐면세점)이 한 곳에서 가능한 도심 내 복합리조트로 자리 잡은 결과, 워커힐면세점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다. 특히 올 2월 전면 개장한 지하 1층의 시계 보석 구역은 국내 최대 규모로 약 70개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시내 면세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품’을 팔기보다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게 무엇일지’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인 특화 면세점’으로 입지를 다져온 노하우를 살려 외국인 관광객에게 ‘K-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첫선을 보인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의 패션 편집숍인 ‘YK‘s PICKS’는 시내 면세점에서는 면적을 두 배 이상 늘려 생활용품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 국산품 판매 비중 1위…‘국산품의 명품화’ 자신

SK네트웍스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는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이다. 워커힐면세점의 지난해 국산품 판매 비중은 43%를 넘었으며 이는 국내 면세점 업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워커힐면세점은 다음 달 업계 최초로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 전용 상품 매장을 여는 데 이어 시내 면세점에도 중기 전용 매장을 구성해 ‘국산품의 명품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23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관리역량과 경영능력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보세 운영 및 관리를 위해 지난해 인천 영종도에 제2차 통합물류센터를 열었고, 올해 초에는 재고 관리와 창고 관리를 보완한 통합물류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민감한 사항인 입지는 SK그룹이 보유한 건물에 들어갈지, 새로운 건물에 들어갈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신촌, 홍익대 일대와 SK그룹 계열사 건물이 많이 있는 서울 도심지역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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