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가속력·올드한 실내…수입차 맞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0일 05시 45분


포드 올-뉴 몬데오 트렌드 모델은 기대 이하의 실내 인테리어와 심한 진동으로 최근 출시된 디젤 승용 세단 중 가장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격과 옵션을 보면 국내 소비자를 너무 만만하게 본 듯하다. 사진제공|포드코리아
포드 올-뉴 몬데오 트렌드 모델은 기대 이하의 실내 인테리어와 심한 진동으로 최근 출시된 디젤 승용 세단 중 가장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격과 옵션을 보면 국내 소비자를 너무 만만하게 본 듯하다. 사진제공|포드코리아
■ 아쉬움 많았던 ‘2015 올-뉴 몬데오’ 시승기

중고속 영역서 풀악셀 밟아도 토크감 없어
트렌드 모델 공조장치 고급스러움과 거리
연비 좋지만 운전내내 느껴지는 진동 불편



수입차 월 판매 2만대 시대다. 3월에만 2만228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1.6%(1만5733대) 증가한 수치다. 럭셔리카에서 대중차까지 국내시장에서 수입차라는 타이틀만 달면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수입차라고 해서 모두 국산차 대비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국산차와 비교해도 이렇다할 장점이 없거나 오히려 뒤떨어지는 차도 많다. 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편승해 너도나도 럭셔리를 외쳐대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경우가 있다. 포드에서 최근 출시한 디젤 중형 세단 올-뉴 몬데오가 딱 그런 케이스다. 15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서 연천을 왕복하는 130km 구간에서 올-뉴 몬데오를 시승해봤다.

포드 ‘2015 올-뉴 몬데오’ 차체 측면.
포드 ‘2015 올-뉴 몬데오’ 차체 측면.

● 외형만 화려한 차에 속지 말자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수입차의 거침없는 상승세 이면에는 자동차가 곧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라는 허영이 숨어있다. 하지만 포드 올-뉴 몬데오는 비록 허영일지라도 그런 자부심을 가질만한 차가 아니다. 국적을 떠나 대중적인 중형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전면 디자인은 화려하다. 레이저컷 헤드램프에는 개당 500개의 LED가 장착되어 있다. 방향 지시등도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스퀀셜 방식을 택해 고급스럽다. 하지만 측면 디자인과 후면 디자인은 밋밋하다. 국산 대형 세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실루엣이다. 전체적으로는 날렵한 스포츠 쿠페 스타일이지만, 전면부에서 느낀 감성 만족도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후면 디자인은 차를 너무 작아보이게 만든다.

● 시대를 역행한 듯한 실내 디자인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는 순간부터 실망스러웠다. 밋밋하고 심심한 전형적인 미국차 디자인이다. 국산, 수입차를 막론하고 올 상반기 출시된 차량들 중 가장 큰 아쉬움이 느껴지는 실내 인테리어였다.

올-뉴 몬데오는 트렌드와 티타늄 2개 모델로 나눠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트렌드 모델만 판매된다. 시승차도 당연히 트렌드 모델이다. 그런데 포드코리아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실내 사진 중에 트렌드 모델의 실내 사진은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 상위 트림인 티타늄 모델의 실내 사진뿐이다. 심지어 시승행사를 마친 뒤 보도자료로 보낸 온 실내 사진도 트렌드 트림이 아닌 티타늄 모델의 실내 사진이었다. 포드코리아측에서 봐도 트렌드 트림의 실내는 자신이 없었던 듯하다.

두 모델간 차이는 크다. 실내 감성 만족도를 좌우하는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확연히 다르다. 티타늄 모델에는 소니의 로고가 박힌 깔끔한 공조장치가 달려있지만 트렌디 모델에는 고급스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올드한 디자인의 공조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기어박스 부분에도 지문과 먼지가 너무 쉽게 묻는 소재를 사용해 아쉬웠다. 실내 공간도 생각보다 크지 않다.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파사트보다 차량의 실제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가 더 작다. 파사트는 2903mm, 올-뉴 몬데오는 2850mm다. 뒷좌석의 공간도 너무 낮다. 키 180cm인 성인 남성이 앉으면 머리가 닿을 듯 말듯할 정도다.

먹통이 된 올-뉴 몬데오의 내비게이션 화면과 트렌드 모델의 시대를 역행한 디자인의 공조장치 버튼.
먹통이 된 올-뉴 몬데오의 내비게이션 화면과 트렌드 모델의 시대를 역행한 디자인의 공조장치 버튼.

사용이 불편한 공조장치와 내비게이션

올-뉴 몬데오에는 8인치 모니터에 지니 3D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다. 화면은 크지만 내비게이션의 해상도는 최악이다. 내비게이션 화면과 글씨가 흐릿하게 깨져 보인다. 화면 크기에 최적화시키지 못한 탓이다. 사용도 불편하다.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공조장치 화면으로 넘어가려면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별도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 공조장치는 한국어 지원도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싱크를 위한 조작 방식도 한참을 헤매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불친절하다. 스마트폰에 담아둔 음악 파일을 재생하면 한글은 모두 깨져서 표시된다. 음원 손실도 크다. 스마트폰 음악을 재생하면 소리가 너무 작게 나와 볼륨을 중간 이상으로 올려야 겨우 들을만하다. 이마저도 안정화되어 있지 않다. 사제 내비게이션을 이식하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시승 출발을 위해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면서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이게이션 화면은 검정색으로 먹통이 됐다. 공조 화면으로 전환 되지도 않았다. 몇 번 시동을 껐다 켜고서야 겨우 정상 작동됐다.

시승 중간에도 오류는 있었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켜둔 상태에서 온도 조절 버튼을 누르면 화면 하단에 바 형태의 팝업이 뜨면서 온도와 바람 세기가 표시되는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이 정상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시스템 안정화가 절실하다.

연비는 만족, 주행 성능은 글쎄

파주 헤이리에서 연천 일대 60km 구간을 왕복한 결과 15.1km 정도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 구간과 국도 구간이 혼재한 시승코스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다. 2.0L TDCi 디젤 엔진과 6단 습식 듀얼클러치의 조합,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고속에서는 자동으로 닫히는 액티브 그릴 셔터를 채용해 공기 저항을 줄이는 기술을 채택한 결과물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15.9km/L다.

주행 감각은 제법 묵직한 편이다. 하지만 노면을 너무 타는 세팅을 지니고 있다. 작은 충격도 걸러주지 못하고 그대로 올라온다. 편안한 주행 감각의 패밀리 세단을 원한다면 실망이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속 능력도 아쉬웠다. 올-뉴 몬데오의 최고 출력은 180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이다. 하지만 대부분 초반 가속력에 중점을 둔 세팅을 했다. 저속 구간에서는 힘이 넘치지만 중고속 영역에서 다시 한 번 가속을 필요로 할 때는 둔감하게 반응한다. 풀악셀을 밟아도 차고 나가는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수치상의 높은 토크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디젤 승용차의 핵심인 진동 저감 대책도 아쉬웠다. 속도와 상관없이 가속페달과 스티어링휠은 물론 시트에서도 끊임없이 기분 나쁜 진동이 느껴졌다. 2시간 남짓 짧은 시승 구간이 너무 길게 느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유럽 디젤 승용차의 소음진동 대책은 가솔린 차량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올-뉴 몬데오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올-뉴 몬데오 트렌드 모델의 가격은 3990만원이다. 이 가격대에는 경쟁 모델이 많은데, 올-뉴 몬데오를 선택해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찾기는 어려웠다.

파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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